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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러 정서로 유럽 내 EU 호감도 급등, 유럽 밖에선 한국 1위

입력
2022.10.19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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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초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로베르타 메솔라 유럽의회 의장이 17일(현지시각)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본회의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로베르타 메솔라 유럽의회 의장이 17일(현지시각)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본회의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의 안보 위협으로 유럽연합(EU) 회원국가 시민의 EU에 대한 호감도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EU와 거리를 두는 경향이 뚜렷했던 우파집권 국가에서도 유럽통합과 다자주의에 바탕을 둔 EU에 대한 호감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비유럽국가 중에서는 한국이 EU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높았다.

18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해 2~6월 EU 회원국 10개국과 북미, 이스라엘 및 아태지역 등의 19개 선진국 2만4,525명을 조사한 결과, 통합 유럽을 지향하는 EU를 호의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69%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17개국 대상)보다 6%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EU 호감도는 유럽국가에서 눈에 띄게 높아졌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에서는 전년 대비 6%포인트나 상승한 89%였고, 스웨덴(83%), 독일(78%) 등의 EU 호감도 역시 각각 9%포인트와 15%포인트씩 높아졌다. 이는 러시아의 안보 위협이 가중되면서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통한 집단안보 필요성을 해당 국가 시민들이 절감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남국 고려대 정외과 교수도 "최근 유럽은 민족주의, 고립주의 흐름이 강했지만, 러시아의 확장과 시진핑 3연임, 미중 패권경쟁을 겪으며 단일 국가가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다자주의적 연대를 중시하는 EU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신동준기자

그래픽=신동준기자

비EU 국가에서는 한국의 호감도가 84%로 가장 높았고, 호주(72%) 캐나다(70%) 영국(68%) 미국(64%) 일본(64%) 순이었다. 김 교수는 "한국은 국제질서와 정세에 대한 감각이 높다"며 "한미동맹과 함께 유럽과의 관계 강화로 안보에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념적 성향으로 분류할 경우, 한국(우파 89%· 좌파 77%)에서는 우파성향일수록 EU 호감도가 높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좌파 응답자의 호감도가 높았다. 이스라엘은 좌파성향 호감도가 71%인 반면 우파는 38%에 그쳤다. 헝가리, 미국, 영국, 이탈리아도 20%포인트 이상 편차가 있었다. 이런 차이는 분단 국가라는 한국의 안보적 특수성과 우리 국민의 전쟁에 대한 두려움, 평화에 대한 갈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픽=신동준기자

그래픽=신동준기자

한편, 반러시아 성향이 뚜렷한 미국과 이스라엘, 영국의 EU 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눈에 띈다. 김 교수는 "미국, 영국, 이스라엘은 일명 '대서양주의'라는 안보동맹을 맺고 있는데, 이는 프랑스, 독일 중심의 유럽주의와는 경쟁관계"라고 분석했다.

송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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