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출소 하루 앞두고 또 다른 범죄로 재구속... 의정부시 "환영"

법원 "범죄소명,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
16년 전 미성년 피해자 2020년에 신고
현행법 미성년자 성범죄 공소시효 없어
의정부시 "시민들 힘과 결기로 이룬 것"
김근식, 안양교도소 미결수용시설로 이동

미성년자 성폭행범 김근식을 태운 호송차가 16일 오후 경기 안양시 동안구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15년을 복역한 김근식(54)이 출소 하루를 앞두고 다시 구속됐다. 16년 전 김근식에게 강제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고,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송중호 영장전담판사는 16일 성폭력 범죄 특례법 위반 혐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를 받는 김근식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가 소명됐고,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근식은 이날 오후 2시 15분쯤 호송버스를 타고 안양지원에 도착한 뒤 1시간 40분 만인 오후 4시쯤 법원을 빠져나갔다. 버스로 이동한 탓에 언론 등에 모습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이날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김근식은 안양교도소 내 미결수용시설로 옮겨져 재판을 받게 된다. 법무부는 "김근식의 추가범죄에 대한 영장 발부로 오늘(16일) 형기종료에도 불구하고, 김근식은 계속 안양교도소에 수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근식은 16년 전인 2006년 당시 13세 미만이던 A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당시에는 김근식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20년 12월 아동성폭행범 조두순이 출소하고 비슷한 범행을 저지른 김근식의 얼굴이 언론 등에 공개되면서 기억을 되찾아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장기간의 수사 끝에 지난해 7월 김근식을 검찰에 송치했고,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증거관계 분석 등 추가 수사를 통해 혐의가 입증됐다고 보고, 지난 15일 김근식을 성폭력 범죄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3세 미만이나 신체·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한 성폭력 범죄에 대해선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김근식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접한 경기 의정부시는 "가슴을 쓸어내린다"며 환영을 뜻을 밝혔다. 의정부시는 "김근식의 출소가 막힌 것은 시민들의 힘과 결기로 이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의정부시는 이날 오후 3시 30분, 출소 후 김근식이 수용될 의정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앞에서 김근식의 입소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김동근 시장은 김근식 입소를 막기 위해 17일 0시를 기해 시설 인근 도로를 폐쇄하는 긴급 행정명령까지 내렸다.

김근식은 2006년 5~8월 인천 서구와 계양구, 경기 고양과 시흥, 파주에서 9~17세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했다. 2000년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폭행을 저지르고, 징역 5년 6개월을 살고 나온 지 불과 16일 만에 11건의 범죄를 추가로 저지른 것이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