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대학원 교수 시절 딸이 책임자인 연구 참여
"학문적 인연 없고 굳이 재직 중인 학교에 올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그의 딸이 함께 참여한 디지털 교과서 관련 연구보고서(working paper)가 이 후보자가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20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경제학을 전공한 이 장관의 딸 이모(34)씨는 해당 연구의 책임자로 1저자에 이름을 올렸다. 기존 연구 중에는 교육과 관련된 것이 없는 이씨가 굳이 아버지와 함께 연구하고, 아버지가 재직하던 학교 홈페이지에 연구보고서가 게재돼 '아빠 찬스'가 아니냐는 의혹이 고개를 들고 있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미국의 한 대학에서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이씨는 2019년 9월 아버지인 이 후보자, 정모 교수와 함께 '디지털 교과서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학업적 흥미, 학습능력에 미치는 영향(The Effects of Digital Textbooks on Students' Academic Performance, Academic Interest, and Learning Skills)'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는 2020년 4월 이 후보자가 교수였던 KDI 국제정책대학원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연구책임자인 이씨는 디지털 경제학을 전공했고 교육과 관련된 연구를 한 적이 없었다. 이씨의 그간 연구보고서는 '스마트폰이 컴퓨터에 미치는 상호보완적 효과' 등 경제·산업적 관점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후보자의 역할이 없었다면 연구가 이뤄지기 어려웠을 것이란 의문이 제기된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연구자는 자신의 지도교수, 동료들과 공동연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기존 연구들과 연계된 것도 아니고 학문적 성장에 있어 아버지가 기여한 바도 없는데, 굳이 가족의 인연을 활용해 부녀가 공동 연구를 하고 이를 아버지가 근무하는 학교에 게재한 것은 연구성과를 쌓기 위해 '아빠 찬스'를 썼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은 이에 대해 "이 후보자와 이 교수(딸)가 '교수 대 교수'로서 공동 관심분야에 대해 연구한 것"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경제학에서 사용하는 분석 모델을 적용해 디지털 교과서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자 했고, 이런 새로운 접근에 있어 이 교수의 학문적 배경과 전문성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연구책임자인 이씨는 논문 이론 및 실증 분석, 원고 작성 및 수정 교신 역할을 수행했다. 2저자인 이 후보자는 초기 실증 분석을, 3저자인 정 교수는 교육부의 디지털 교과서 관련 정책연구에서 나온 데이터를 정리·가공하고 제반 제도를 설명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교육부는 연구비와 관련해 "이 교수는 연구보고서 게재 비용으로 연구 조교 장학금 177만 원을 지원받아 모두 지불했으며, KDI 대학원과 별개로 진행한 연구이므로 연구비를 받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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