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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리뷰] 박하나 변신 담긴 '귀못', K-공포 영화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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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리뷰] 박하나 변신 담긴 '귀못', K-공포 영화의 매력

입력
2022.10.1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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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못'이 관객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수살귀가 살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가득한 저수지 근처, 사람이 죽어 나가는 대저택에 숨겨진 보석을 훔치기 위해 간병인으로 들어가게 된 보영의 이야기를 담는다. KBS 한국방송 제공

'귀못'이 관객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수살귀가 살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가득한 저수지 근처, 사람이 죽어 나가는 대저택에 숨겨진 보석을 훔치기 위해 간병인으로 들어가게 된 보영의 이야기를 담는다. KBS 한국방송 제공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이 있다. 자동차와 관련된 말인데 음식,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사용되는 중이다. '귀못'은 전형적인 K-공포 영화의 매력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긴장감을 더하기 위한 온갖 장치들로 무장한 공포물이 가득한 상황 속에서 '귀못'의 담백한 맛이 더욱 눈에 띄는 이유다.

오는 19일 개봉하는 영화 '귀못'은 수살귀가 살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가득한 저수지 근처, 사람이 죽어 나가는 저택에 숨겨진 보석을 훔치기 위해 치매에 걸린 왕할머니(허진)의 간병인으로 들어가게 된 보영(박하나)의 이야기를 담는다. 보영은 아이를 데려오면 안 된다는 금기를 깨고 여러 고비를 겪게 된다.

보영은 금기를 깬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는 홀로 아이를 키우는 중이었다. 저택에 살며 왕할머니를 돌봐야 하는데 아이를 하루 종일 내버려 둘 수 없었다. 그러나 동네 사람들의 경고, 보영을 고용한 김사모(정영주)가 전한 금기 사항은 아이와 함께 돌아가라고 말하는 듯하다. 우연히 만난 남자는 "외지인이 올 데가 아니야"라고 하고 김사모는 "아무도 집에 들이지 마. 특히 애들. 저수지 근처에는 위험하니까 가지 마"라고 강조한다.

이후 보영의 주변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자꾸 일어난다. 딸은 기괴한 모습의 사람을 그리고 욕실에서는 정체불명의 머리카락 뭉치가 보인다. 부적도 집안 곳곳에 숨겨져 있다. 왕할머니는 격양된 목소리로 뜻을 알 수 없는 중국어를 쏟아내 긴장감을 안긴다. 보영은 공포와 과거의 일로 인한 트라우마 등 여러 감정이 뒤엉킨 채 딸을 지키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박하나가 '귀못'으로 공포물 마니아들을 찾는다. 그는 개성 짙은 보영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KBS 한국방송 제공

박하나가 '귀못'으로 공포물 마니아들을 찾는다. 그는 개성 짙은 보영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KBS 한국방송 제공

극에는 초반부터 스산한 분위기가 흐른다. 귀못은 으스스한 비주얼을 자랑하고 안개는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앞서 언론시사회를 찾은 탁세웅 감독은 "축축하고 눅눅한 느낌을 연출하려 했다"고 전한 바 있는데 그의 의도는 영화에서 잘 드러난다.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러 인물들의 얼굴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듯하다.

긴장감을 심어주는 요소들은 K-공포물의 클리셰에 충실하다. 귀신의 비주얼이나 갑자기 등장해 놀라게 만드는 방식 등이 그렇다. 오랜 시간 대중에게 사랑받아온 '전설의 고향'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하는데 이 작품만큼이나 깊은 여운을 남긴다. 공포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욕심, 후회, 모성애 등 다양한 소재들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공포물 마니아도, 평소 이러한 작품들을 즐기지 않았던 이들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내용이다.

배우들은 개성 짙은 캐릭터들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아이를 홀로 키우는 사연 많은 보영은 선한 인물은 아니지만 관객들로 하여금 응원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수많은 작품에서 활약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던 박하나의 내공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왕할머니 역의 허진은 광기 어린 표정과 말투로 망가짐을 불사하는 연기를 보여줬다. 욕심이 덕지덕지 묻어있는 듯한 김사모 또한 돋보인다. 세 배우의 연기 앙상블은 극 속의 공기까지 으스스하게 만든다.

화려한 기교 대신 K-공포물의 담백함을 선택한 '귀못'은 오는 19일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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