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KT-키움 대결 성사
16일 고척돔서 1차전 진행
프로야구 정규시즌 최종일에 통한의 끝내기 패배로 눈물을 흘렸던 KT가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경기 만에 끝내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KT는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6-2로 승리했다. 정규시즌을 80승2무62패로 키움과 같은 승률(0.563)로 마치고도 상대 전적에서 열세를 보여 4위로 밀려난 KT는 5위 KIA를 따돌리고 지난 충격을 덜어냈다. 디펜딩 챔피언 KT는 이틀 휴식을 취하고 16일부터 3위 키움과 5전3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선발 투수 3명을 투입하는 등 총력전에 나선 KIA에 찬물을 끼얹은 건 배정대(27)의 장타 한방이었다. 배정대는 팀이 3-2로 근소하게 앞선 8회말 2사 만루에서 바뀐 투수 장현식을 상대로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터뜨렸다. 순식간에 6-2로 벌어지는 배정대의 2루타에 KIA는 추격 의지를 잃었다. 이로써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팀의 반란은 2015년 도입 이후 8년째 이뤄지지 않았다.
개인 통산 7차례 끝내기 안타를 쳤고, 희생 플라이까지 포함하면 8번이나 끝내기 기록을 세운 배정대는 이날도 결정적인 2루타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둘러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KT는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주도권을 잡았다. 선발투수 소형준이 3회까지 KIA 타자 9명을 연속 범타 처리했다. 소형준의 호투에 타선은 3회말 공격에서 응답했다. 1사 1ㆍ2루에서 조용호가 선제 2타점 적시타를 날렸고, 계속된 2사 2루에서 앤서니 알포드의 우전 안타 때 KIA 우익수 나성범이 공을 뒤로 빠트려 1점을 추가했다.
KIA는 4회초에 선두 타자 류지혁이 2루타로 팀의 첫 안타를 신고했고, 1사 1ㆍ3루에서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1타점 적시타로 추격에 나섰다. 5회초에는 2사 2루에서 이창진의 내야 땅볼 때 KT 1루수 강백호의 송구를 1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간 소형준이 놓치면서 2루 주자 박찬호가 홈을 밟았다.
한 점차로 쫓긴 KT는 6회 1사 후 불펜을 가동했다. 김민수가 1.2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진 뒤 웨스 벤자민이 8회 마운드에 올라 소크라테스, 최형우, 김선빈을 모두 삼진 처리했다. 마무리 김재윤은 9회를 실점 없이 끝냈다.
16년 만에 가을 야구가 열린 수원은 이날 1만7,600석이 모두 매진됐다. KT의 홈 팬들은 10년이 넘는 기다림 끝에 포스트시즌 승리 맛을 봤다. 수원에서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 경기가 펼쳐진 건 2006년 10월 14일 한화와 현대의 플레이오프다. 이후 수원을 안방으로 쓰는 현대는 해체됐고, 10구단 KT가 2015년부터 기존 구장을 전면 리모델링해 새 주인이 됐다.
KT는 2020년과 2021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중립 경기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만 가을 야구를 치렀다. 이강철 KT 감독은 "(수원) 팬들에게 할 도리를 해 기쁘다"며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가을을 오래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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