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조현병 치료 받아와
법원 "치료와 처벌 함께 이뤄져야"
부모와 형을 살해해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해 감경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 김동현)는 13일 존속살해 및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31)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재범의 위험성이 높다며 출소 후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김씨는 올해 2월 거주지인 서울 양천구 아파트에서 부모와 형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119에 직접 신고했다. 2010년 조현병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이어온 김씨는 “친부모가 아니고, 가족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범행 동기를 설명했지만, DNA 검사 결과 피해자의 친자로 확인됐다.
검찰은 8월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정신과 치료 기록이 있지만, 김씨가 살인을 계획하고 급소를 찌르는 등 범행 당시에는 정신이 온전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경을 인정했다. 법원은 “끔찍한 범죄라 검찰의 구형을 이해한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 당시 온전한 정신상태가 아니었기에 결과에 대한 책임을 100% 묻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치료감호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재판부는 “처벌도 필요하지만 피고인이나 다른 수감자를 위해 이 사건은 치료가 함께 이뤄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치료감호는 검찰에서 청구를 해야 가능하니, 이후 항소심에선 피고인의 처벌과 치료 모두 이뤄질 수 있는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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