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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K팝 시장, 혼성 그룹 불모지가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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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K팝 시장, 혼성 그룹 불모지가 된 이유

입력
2022.10.1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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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팬덤 문화 고착화된 K팝 시장서 혼성그룹 니즈 축소..."장수 그룹 롱런과는 다른 문제"

국내 가요계를 대표하는 혼성그룹 코요태. 어느 순간 K팝 시장에서 혼성그룹을 찾아보기 어려워진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1

국내 가요계를 대표하는 혼성그룹 코요태. 어느 순간 K팝 시장에서 혼성그룹을 찾아보기 어려워진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1

얼마 전 혼성그룹 코요태가 컴백했다. 올해로 데뷔 24주년, 국내 최장수 혼성그룹인 코요태는 당시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변함없이 건재한 팀워크와 실력을 빛냈다. 데뷔 40주년, 디너쇼 개최를 목표로 열심히 활동을 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전한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어느 순간부터 국내 가요계에 혼성그룹이 자취를 감추게 된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밀려왔다. 여전히 '장수 그룹'으로 활약 중인 선배 그룹이 있음에도 뒤를 이을 혼성그룹들이 탄생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9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가요 시장에서 혼성그룹을 찾아보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룰라 쿨 샵 코요태 등 굵직한 혼성그룹들이 괄목할 만한 활약 속 대중적 사랑을 받으며 90년대 혼성그룹의 황금기를 이끌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점차 혼성그룹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그 사이 남녀공학 어반자카파 카드 등 몇몇 혼성그룹들이 데뷔했지만 가요계에서 이들의 비중을 언급하기엔 너무 적은 수에 불과했다. 대중적 인기를 구가했던 90년대 혼성그룹에 비하면 2000년대 이후 데뷔한 혼성그룹들이 거둔 성과 역시 비교적 아쉬운 수준에 그치며 혼성그룹의 흐름은 맥이 끊겼다.

이같은 상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국내 가요 문화의 변화였다. 과거 대중적 음악을 노래하는 가수들이 큰 인기를 구가했던 것과 달리 2000년대 이후 국내 가요계는 아이돌 중심 문화로 빠르게 재편됐다. 보이그룹, 걸그룹 등 10·20대를 주 타깃으로 겨냥한 팀들이 큰 인기를 얻고, 'K팝'이라는 하나의 장르화로 몸집을 불리는 과정 속 가요 업계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대중성보다는 신선하고 독보적인 콘셉트, '아이돌적 요소'와 친근한 소통을 적절하게 결합한 시스템을 통한 두터운 팬덤 구축 등이 더욱 중요한 조건이 된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 혼성그룹이 가진 매력이 수직하락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팀의 콘셉트 만큼이나 멤버들 간의 관계성도 팬덤 구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이성으로 구성된 멤버들은 오히려 팬 유입에 장벽이 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혼성그룹 멤버들 간의 관계성에도 큰 관심을 보이며 열광하는 문화가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내 가수가 다른 이성과 엮이는 것을 원치 않는' 심리가 지배적인 국내 팬덤의 니즈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굳이 혼성그룹을 고집할 이유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소속사 입장에서도 단일 성별로 구성된 그룹과 달리 혼성그룹을 론칭할 경우 아티스트 관리에 있어 더욱 많은 인력과 비용이 투입된다는 설명이다. 단적으로 숙소부터 다양한 부분에서 남녀 멤버들을 케어하기 위해 두 배 가량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이를 위해 투입되는 비용을 감안한다면 수익적인 측면에서 혼성그룹이 가진 메리트는 적은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이미 오랜 시간 활동을 이어오며 존재감을 굳힌 장수 그룹과 신인 그룹의 상황은 전혀 다를 수 밖에 없다. 특히 혼성그룹의 경우 현 K팝 시장의 주 소비층으로 꼽히는 MZ세대의 니즈가 극도로 낮은 구성인 만큼 자본을 투입해 그룹을 론칭하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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