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 개발자회의에서 첫 소개
운동 운전 업무 수면 등 다양한 모드 가능
자사 기기 제어 플랫폼을 타사에도 개방
밤 11시에 잠들어 아침 7시에 깨는 김삼성씨는 자는 동안 갤럭시 스마트폰에 '수면' 모드를 설정했다. 삼성씨의 스마트폰은 수면 모드일 땐 카카오톡과 전화 알람이 울리지 않는다. 단, 급한 일이 생길지 모르니 엄마 전화만 울릴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아침에 회사에 출근하면 스마트폰은 '업무' 모드로 자동 변경된다. 스마트폰이 위치를 확인해 알아서 바꿔주는 것이다. 업무 중일 땐 카카오톡 외 나머지 애플리케이션(앱) 알림은 울리지 않는다. 그러다 퇴근 시간 삼성씨가 차에 타자마자 스마트폰은 '운전' 모드로 자동 설정된다. 자동차와 연결된 스마트폰이 알아서 운전 상황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문자 쓰면 빅스비가 목소리로 전달
앞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이렇게 상황별로 원하는 모드를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SDC)를 열고, 사용자 개인 성향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는 차세대 모바일 사용자 경험(UX·제품을 통해 할 수 있는 총체적 경험) 'One UI 5'를 공개했다.
현재 대부분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 UX는 One UI 4다. One UI 5는 이달 말부터 모바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될 예정인데, One UI 5에서 추가되는 것 중 하나가 모드 및 루틴(Modes and Routines)이다. 수면, 운전, 운동, 업무, 휴식 등 상황별 설정을 이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다.
'텍스트로 전화받기'도 One UI 5에 새로 들어간 기능이다. 이용자가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일 때, 전화를 건 상대방이 말한 것을 문자로 바꿔 보여준다. 반대로 이용자가 문자로 답하면 음성비서 빅스비의 목소리로 상대방에게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스마트폰 잠금 화면도 달라진다. 동영상도 배경화면으로 설정할 수 있고, 잠금화면 상태에서도 시계나 알람 스타일을 바꿀 수 있다. 또 원하는 배경화면 사진을 최대 15장 선택해 두면, 스마트폰을 깨울 때마다 화면이 바뀌는 '다이내믹 잠금화면' 기능도 새로 생겼다.
한종희 "더 쉽고, 원활한 경험 제공이 목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올해를 스마트싱스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의 기기들을 제어하는 플랫폼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앞으로는 사물인터넷(IoT) 글로벌 통신 규격인 매터(Matter)를 스마트싱스에 적용해, 삼성전자 제품뿐 아니라 구글 등 다른 제조사 제품들도 연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를 비롯한 모든 제조사들은 자사 플랫폼에 자사 기기만 연동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제는 타사에도 플랫폼을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플랫폼을 타사에도 개방한 것은 한 부회장이 강조해 온 캄 테크(Calm Technology)의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캄 테크란 다양한 기기를 직관적이고 유기적으로 연결해, 이용자들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최고로 편리함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한 부회장은 이날 기조 연설에서도 캄 테크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우리 목표는 더 쉽고 원활한 경험을 제공해 가장 중요한 것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는 우리 혼자서는 할 수 없고 여러분과 함께 해야만 그곳에 갈 수 있다"며 개발자들을 향해 삼성전자 생태계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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