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처음 마주하는 사람들은 다들 멈칫합니다. ‘까탈스러운 성격이다’, ‘자칫 잘못하면 냥펀치를 맞을 수 있다’는 주변의 소리를 들었다면 더 가까이 가기 망설여집니다. 그러나, 이런 선입견으로 어떤 고양이는 좋은 사람을 마주할 기회를 날려버릴 수도 있는 듯합니다.
지난 8일 동물전문매체 ‘도도’에 따르면 미국의 한 시민이 햄버거 프랜차이즈 가게 주차장에서 고양이를 구조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니 이건 구조가 아니라 ‘간택’에 좀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사연의 주인공 알렉스 다 폰테(Alex da Ponte) 씨는 아들과 함께 이동하던 중 햄버거 가게의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코너를 이용하려 운전대를 돌렸습니다. 그런데 코너 옆 주차장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치즈 무늬 고양이 한 마리가 주차된 차 옆에서 무언가를 요구하는 듯 계속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고양이의 목에는 목걸이도 있었습니다.
다 폰테 씨는 누군가가 데려온 고양이인가 싶어서 그냥 지나치려 했습니다. 그런데 메뉴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중에도 고양이의 보호자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고양이가 자리를 지키던 자리 옆의 차 주인이 나타났는데, 보호자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차 주인은 고양이가 무서운 듯, 슬금슬금 피해 차에 올라탔습니다.
그제야 다 폰테 씨는 이 고양이를 데려가야 할 것 같다고 직감했습니다. 아무도 고양이를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고양이가 주차장에 하염없이 있다가는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어서였죠.
구조를 결심한 순간부터, 모든 것은 순조로웠습니다. 다 폰테 씨가 고양이를 부르자 냉큼 그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한 겁니다. 심지어는 다 폰테 씨를 따라 걷더니 차 문을 열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차량으로 올라타버렸습니다. 차 뒷좌석에 앉아 있던 다 폰테 씨의 아들과도 반갑게 인사를 하더니, 고양이는 이내 뒷좌석에 털썩 앉아버렸습니다. 마치 차에 올라타고 싶었다는 듯 말이죠.
다 폰테 씨의 아들은 이 모습을 본 뒤 “이 고양이 이름을 시트(Seat)라고 짓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이름을 받은 시트는 차 안이 정말 편안한 듯했습니다. 다 폰테 씨가 주문한 감자튀김을 훔쳐먹을 정도로 제 집인 양 행동하기 시작한 겁니다.
집에 돌아온 다 폰테 씨는 시트를 데려온 뒤 이 고양이를 임시보호해 줄 사람을 수소문했습니다. 그런데 이 고양이의 ‘개냥이’ 매력을 알아본 걸까요? 임시보호가 아니라 아예 입양 희망자가 바로 나타났습니다. 바로 다 폰테 씨의 이웃이었죠. 그는 도도에 “시트는 이제 우리의 이웃이 되었다”며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고양이에게 제2의 묘생을 살 기회를 준 것 같아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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