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준법감시위원회와 첫 면담
준법 경영 의지 재차 강조
컨트롤타워 부활 논의 여부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를 12일 찾아 준법경영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1시 30분 서울 서초구 삼성서초타운에서 열린 10월 준감위 정기회의에 참석했다. 2월 출범한 2기 준감위에 이 부회장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준감위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이 부회장은 2020년 대국민발표를 통해 밝혔던 공정하고 투명한 '준법경영'에 대한 충실한 이행을 약속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또 노동 인권을 보호하고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준감위는 이날 이 부회장과의 면담에서 "준법 위반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줄 것을 당부하고 사내 준법 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위원회가 독립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재계 안팎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020년 대국민발표 과정에서 언급한 경영권 불승계와 노동 3권 보장 등도 확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20년 5월 6일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4세 승계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삼성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해 국민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지만 법과 윤리를 엄격히 준수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그는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며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며 준법 경영을 선언했다.
이날 준감위에서는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부활을 위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2017년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을 폐지하고 삼성생명과 물산, 전자 등 3개 부문별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굵직한 인수합병(M&A)과 설비투자 집행 등을 하는 데 필요한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 그룹 전체의 경영 전략을 총괄하는 조직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날 면담에 앞서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삼성 컨트롤타워 재개 여부 논의에 대해 "정식으로는 아니겠지만 오늘 이야기는 한 번 나오지 않을까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면담을 계기로 재계 안팎에서는 회장 취임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사실상 마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2012년 12월 44세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부회장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4대 그룹 총수 중 회장 타이틀을 달지 않은 건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회장 취임 시기로는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 2주기,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 사장단 정기 인사 시즌인 12월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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