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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카카오공화국... 시총 100조 시대, 1년 만에 66%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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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카카오공화국... 시총 100조 시대, 1년 만에 66% 날렸다

입력
2022.10.11 18:00
수정
2022.10.11 18:25
12면
0 0

11일 시총 39조... 3분의 1토막
성장주엔 치명적인 글로벌 긴축에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혹평
4총사 주가 최대 85%까지 끌어내려

카카오그룹의 시가총액이 약 1년 만에 3분의 1토막이 났다. 사진은 카카오의 대표 캐릭터 라이언. 한국일보 자료사진

카카오그룹의 시가총액이 약 1년 만에 3분의 1토막이 났다. 사진은 카카오의 대표 캐릭터 라이언. 한국일보 자료사진

'시가총액(시총) 100조 원 돌파', '현대·LG를 제치고 그룹 시총 3위 등극'

카카오그룹이 '카카오 공화국'이란 영예를 얻었던 지난해 말 세웠던 기록이다. 11일 합산 시총은 39조 원. 지난해 11월 카카오페이(카페) 상장(115조 원) 대비 3분의 1토막이 났다. 성장주에 치명적인 '긴축'은 끝을 가늠하기 어렵고, 자회사들의 악재도 잇따른다. 공화국의 폐퇴로 피를 보는 건 결국 204만 명의 개미(개인 투자자)들이다.

카카오 추락의 3가지 이유

카카오 그룹 합산 시가총액. 그래픽=송정근 기자

카카오 그룹 합산 시가총액. 그래픽=송정근 기자

이날 카카오 4총사의 시총에선 1조 원이 추가 증발했다. 카페(-14%), 카카오뱅크(-9%·카뱅)는 물론 맏형 카카오마저 7%를 잃었던 '대폭락의 날'(7일)에 이은 추락이다. 카카오 주가는 4만8,800원까지 떨어지며 5만 원을 깼고, 카페의 폭락(-9%)도 지속됐다. 결국 이날도 4총사 모두 연저점을 다시 썼다.

①거시 경제 환경은 성장주 카카오에 우호적이지 않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비롯된 글로벌 긴축의 여파로 시장에선 미래를 내다볼 여유가 사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에 가까워지며 '언택트 수혜주'라는 이점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②더불어 "거품이 빠졌다"는 시장의 혹평은 주가를 더 낮은 곳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카카오 공화국을 만든 것은 카뱅, 카페의 잇따른 기업공개(IPO) 흥행이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부정적 인식도 그때부터 따라붙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장외시장 가격은 어이없는 수준"이라며 상장도 하지 않은 카뱅에 매도 의견을 냈다.

카페도 마찬가지.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희망 공모가 산정의 구체적인 근거를 요구했다. 사실상 "공모가를 낮추라"는 요구였다. 올해 그룹 주가 하락이 현실이 되면서, '과대 평가'라는 꼬리표는 더욱 부각되는 모양새다.

③개별 악재까지 '첩첩산중'이다. 최근 증권가에선 "부동산 혹한기에 이자이익 감소가 예상된다"며 카뱅에 매도 의견을 낸 보고서가 나왔다. 카페는 지난해 경영진이 900억 원어치 회사 주식을 팔아 현금을 챙기며 '먹튀' 논란이 일었고, 그룹 시총 24조 원이 증발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우마무스메' 한국 이용자 불평등 대우 논란에 이어, 산하 게임사 라이온하트 독립 상장에 개미들이 뿔났다.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쪼개기 상장"이라는 반발이다.

카뱅 "경영진 자사주 매입" 발표했지만...

카카오그룹 최고가 대비 하락률. 그래픽=송정근 기자

카카오그룹 최고가 대비 하락률. 그래픽=송정근 기자

자회사들의 하락은 다시 카카오의 추락으로 이어진다. 이날 증권사들은 "3분기 실적 전망이 기대 이하인 데다 주요 자회사의 주가가 급락했다"며 목표 주가를 줄줄이 낮췄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동종업계 가치 하락과 연결 자회사들의 지분 가치 하락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11만 원에서 8만5,000원으로 낮춘다"고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10만5,000원에서 7만4,000원으로, 다올투자증권도 10만 원에서 6만3,000원으로 떨어뜨렸다.

카뱅은 7일과 10일 "윤호영 대표와 경영진이 주가 부양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7월부터 8만 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장주의 '성장'을 기대하는 게 일반적인데 그 부분이 충족되었는지, 자사주 매입이 배당금 증가로 이어질 것인지 주주들이 의구심을 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피해를 보는 건 개미다. 카카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소액주주 204만 명은 카카오 주식 63%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16만 원을 깬 네이버 역시 올해만 시총 36조 원을 날려 개미들을 울리긴 마찬가지다. 네이버 소액주주는 97만 명으로 전체 주식의 70%를 떠받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5거래일 만에 2,200선을 밑돌며 마감(종가 2,192.07)했다. 다만 오후 유입된 외국인 매수세로 연저점 경신은 막았다. 코스닥은 4% 폭락해 669.5에 장을 마쳤다. 환율은 지난주 한풀 꺾였던 달러 강세가 되살아나며 다시 1,430원대로 올라섰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 우려에 더해, 러시아·우크라이나 확전 가능성까지 고개를 드는 탓이다. 종가는 1,435.2원이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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