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의 시작을 알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은 큰 경기에 강한 소형준(21·KT)과 시즌 후반기부터 에이스 모드로 완벽하게 변신한 션 놀린(KIA)의 선발 맞대결로 진행된다.
정규리그 4위 KT와 5위 KIA는 1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로 소형준과 놀린을 각각 예고했다.
소형준은 올 시즌 27경기에서 13승(6패)을 챙기며 평균자책점(ERA) 10위(3.05) 소화 이닝 10위(171.1이닝)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8위(1.15) 등 리그 최상위권 성적을 냈다. 전반기에만 10승을 올리며 신바람을 냈지만, 후반기엔 다소 흔들린 데다 승운까지 따르지 않으면서 3승을 더 보태는데 그쳤다. 하지만, 마지막 4경기에선 세 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가을 야구 출격 준비를 마친 상태다.
올해 프로 3년 차지만 누구보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하다. 신인이었던 2020년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당시 두산 에이스 플렉센과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6.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존재감을 알렸다. 소형준은 당시 시리즈 전적 3패로 몰리고 있던 4차전에서도 선발 투수가 무너지자 급하게 중간 불펜으로 나서는 등 9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는 빼어난 투구를 했다. KT가 창단 첫 통합 우승을 한 지난해 두산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선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포스트시즌 통산 3경기에서 15이닝을 던지며 1승, 평균자책점 0.60으로 좋다.
다만, KIA와의 상성은 좋지 않다. 올 시즌에도 KIA와 3번 만나 1승 2패에 평균자책점 3.71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진 못했다. 특히 KIA의 주포 나성범에 피안타율 0.556로 약했고, 이창진(0.600)과 박찬호(0.500)에도 많은 안타를 허용했다. 2020년엔 3경기 1승 1패에 평균자책점 6.00을, 2021년에도 3경기 2패에 5.40으로 좋지 않았다.
이에 맞서는 놀린은 리그 초반 적응에 실패한 데다 종아리 부상까지 겹치며 전반기에만 두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하지만 후반기 13경기에선 6승(3패)을 챙기면서 평균 자책점 1.90에 WHIP 1.07로 리그 최고 에이스로 변신, KIA가 5위를 지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규시즌 KT를 상대로도 3경기 2승 1패에 평균자책점 2.00으로 좋았다. KT주포 박병호와 맞대결에서도 7타수 1안타로 틀어막았고 강백호(5타수 1안타) 조용호(5타수 1안타) 등에도 강했다.
소형준과 맞대결에서도 좋은 기억이 있다. 불과 5일 전이던 지난 7일 광주에서 나란히 선발 마운드에 올랐는데, 당시 7이닝 1실점(비자책) 역투로 승리를 챙겼다.
다만, 놀린은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까지 두루 거쳤지만, 이번이 포스트시즌 첫 등판이다. 특히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해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KIA이기에 놀린의 어깨가 그만큼 무겁다. 4위 KT가 1승, 혹은 1무만 기록해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2015년 와일드카드결정전이 도입된 이후, 5위 팁이 ‘업셋’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적은 없을 정도다.
양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맞붙는 것은 KT가 2015년 창단한 이후 처음이다. KT는 2020~22년까지 3년 연속 가을야구를 치렀지만 KIA는 2018년 이후 4년 만에 PS 진출이다. KT가 와일드카드전을 치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KIA는 2016년과 2018년에 이어 이번이 와일드카드전 3번째다. 앞선 두 번 모두 5위로 올라 모두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한편,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충격적인 끝내기 역전패로 3위 자리를 키움에 넘긴 KT 선수단은 12일 훈련 대신 휴식을 취한 반면 KIA는 수원에서 훈련을 통해 와일드카드 1차전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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