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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는 왜 전여빈의 얼굴을 못 알아볼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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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는 왜 전여빈의 얼굴을 못 알아볼까 [인터뷰]

입력
2022.10.13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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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빈이 '글리치'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전여빈이 '글리치'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문소리 선배님께서 '여빈이는 되게 많은 얼굴을 갖고 있다.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고 해주셨어요. 신인 배우 시절에는 얼굴을 한 번에 각인시켜야 하니까 단점이죠. 긴 배우 인생으로 봤을 때는 장점이고요.

배우 전여빈은 자신의 외모를 도화지에 비유했다. '빈센조' 속 전여빈이 카리스마 넘쳤다면 '글리치'에선 너드미가 돋보인다. 화장, 스타일링에 따라 이미지가 크게 바뀌는 그다. 전여빈이 일상에서 만난 시청자들 역시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전여빈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넷플릭스 시리즈 '글리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인터뷰로 만난 그 또한 색다른 모습이었다. 진한 화장을 지워낸 전여빈은 수수함이 매력적이었다.

전여빈의 새 작품 '글리치'는 외계인이 보이는 지효와 외계인을 추적해온 보라가 흔적 없이 사라진 지효 남자친구의 행방을 쫓으며 미확인 미스터리의 실체에 다가서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전여빈은 지효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글리치' 향한 호불호

전여빈이 '글리치'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전여빈이 '글리치'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독특한 소재를 자랑하는 '글리치'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리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인생 드라마로 자리 잡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전여빈은 대중의 이러한 반응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그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를 떠올리며 "난해할 수도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다수의 이해, 사랑을 받는 시리즈라기보단 소수의 진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닐까 싶었다"고 전했다. 완성된 작품을 봤을 때도 '소수에게 진한 사랑을 꼭 받아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단다.

그는 대본을 4부까지 받고 출연을 결정 지었다. '글리치'가 어떤 결말에 도달할지 모르는 상태였다. 전여빈은 "내게 '글리치'는 물음표 자체였다. 그럼에도 (지효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두고 모험을 떠나는 사람이 돼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모험을 떠나보고 싶다는 게 그가 '글리치'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은 결정적인 이유였다. 전여빈은 이러한 생각을 하며 지효에게 가까워졌다.

나나와의 완벽 호흡

전여빈이 나나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제공

전여빈이 나나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제공

'글리치'에서 지효와 보라는 모험을 함께한다. 나나는 보라 역을 맡아 전여빈과 호흡을 맞췄다. 전여빈은 나나의 눈을 보며 연기하는 일이 행복하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극에서 지효는 최면에 걸려 괴로워하며 몸부림치기도 하는데 나나는 전여빈의 모습을 보고 펑펑 울었다. 당시를 회상하던 전여빈은 "내가 괴로워하는 듯해 마음이 아팠다고 하더라. '놀랐어? 미안해'하면서 나나를 달래줬다. '우리가 이만큼 보라랑 지효로 깊어졌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전여빈은 나나와 자신이 다른 성향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전여빈이 바라본 나나는 겉보기엔 차가워 보이지만 누구보다도 여린 사람이다. 쿨한 면도 갖고 있다. 전여빈이 한 장면 한 장면을 찍으며 고민을 거듭할 때 나나는 "괜찮았다"고 말하며 그에게 용기를 줬다. 전여빈은 나나가 가라앉아 있을 때 그에게 힘을 복돋아줬다. 전여빈의 에너지가 지나치게 뜨거울 때는 나나가 나서서 그를 도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두 사람의 호흡은 잘 맞을 수밖에 없었다.

전여빈이 가진 천의 얼굴

전여빈이 자신의 도화지 같은 얼굴에 대해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전여빈이 자신의 도화지 같은 얼굴에 대해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글리치' 속 전여빈의 비주얼은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든 지점 중 하나다. 평소 세련된, 혹은 시크한 비주얼을 자주 보여줬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지효의 너드미를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민낯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보일 만한 메이크업을 했고 후줄근한 스타일을 연출하기 위해서도 노력했단다. 전여빈은 "좋게 말하면 도화지 같은 얼굴이다. 많은 캐릭터를 담아내기에 좋은 듯하다"고 말했다. 평소 버스와 지하철도 잘 타고 다니는데 가끔 목소리를 기억하고 다가와 배우 전여빈이 맞는지 묻는 이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러면서 마사지를 받으러 갔을 때의 일화를 전했다. 전여빈은 "원장님께서 '빈센조' 얘기를 하시더라. '거기에 나오는 홍차영(전여빈)이 웃긴다'고 했다. 날 칭찬해 주시는 줄 알고 '감사합니다'했는데 별 반응이 없으셨다"고 밝혔다. 이후 다시 만난 원장은 "어머. 여빈씨, 그 사람인 줄 몰랐잖아"라며 전여빈이 홍차영을 연기한 배우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전여빈은 "이런 적이 굉장히 많다. 한참 진료하시다가 배우와 이름이 같으니까 '혹시?'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외계인에 대한 생각

전여빈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떠올렸다. 넷플릭스 제공

전여빈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떠올렸다. 넷플릭스 제공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글리치'에 출연한 전여빈은 이들의 존재를 믿고 있을까. 그는 "'이 넓은 우주 속에 생명체가 과연 인간만 존재할까'라는 의문이 있다. 믿음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가능성은 열어뒀다"고 답했다. 함께였기에 외롭지만은 않았던 여정을 떠났던 지효 보라에겐 "모든 게 괜찮아. 조금 이상해도 괜찮아. 절대 혼자가 아니야. 너의 모든 걸음이 누군가는 가치 없다고 말할 수 있지만 너만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을 거라고 믿었으면 좋겠어"라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 '빈센조', 영화 '낙원의 밤' '해치지않아' 등에 이어 '글리치'까지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빼곡히 채워나가고 있는 전여빈은 최근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을 위해 부산에 도착한 순간 가슴이 뛰는 걸 느꼈다고 했다. "운이 좋게 배우로 잘 걸어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걸어갔으면 좋겠다"라는 다짐도 했단다. 도화지 같은 얼굴을 지닌 전여빈이 앞으로 보여줄 다른 모습들에도 기대가 모인다.

'글리치'는 지난 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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