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내부 위치 보일러실 연통 막힌 흔적
경찰 "외상 없고 범죄 혐의점 발견 못 해"
윤 대통령 "겨울청 취약계층 세심 대책"
무주의료원에 5명 사망자 빈소 마련
5명이 숨진 전북 무주 일가족 사망 사고의 원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이 유력하다는 경찰의 1차 현장 감식 결과가 10일 나왔다. 경찰은 집 내부에 설치된 보일러 연통 배기구 일부가 막혀 일산화탄소가 배출되지 못한 채, 거실 등 내부로 유입된 정황을 확인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족들을 위로하고, 겨울철 취약계층에 대한 세심한 대책 마련을 관계당국에 지시했다.
전북경찰청 과학수사계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전날 5명의 사망자가 발견된 무주군 무풍면 곽모(84)씨 집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직원들과 함께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현장 감식 이후 경찰은 "보일러는 정상적으로 작동했지만 연통 배기구 일부가 이물질로 막혀 있었다"고 밝혔다. 또 보일러를 틀자 균열이 있는 벽틈으로 연기가 새어나오는 상황도 경찰은 확인했다. 사망자들에 대한 1차 간이검사 결과에서도 5명 모두에게 일산화탄소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정황은 없으며, 가스 누출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을 사망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망자들 몸에서도 특별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가 발생한 집에는 평소 곽씨 혼자 거주했고, 곽씨 생일을 맞아 다른 지역에 살던 큰딸과 작은딸 부부, 손녀가 방문해 함께 모여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평소 보일러를 가동하지 않던 곽씨가 전날 무주의 최저 기온이 10도 밑으로 떨어질 정도로 추워지자, 자식들을 위해 보일러를 사용하다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곽씨 집에 있던 6명 중 5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곽씨의 큰딸(57)만 화장실 앞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중태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연통을 모두 분해한 후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무주의료원에는 사망자들 빈소가 마련됐다. 분향소 3곳 중 곽씨는 1분향소에 안치됐고, 2분향소에는 첫째 사위와 손녀딸이, 3분향소에는 곽씨의 둘째 딸과 둘째 사위가 각각 안치됐다.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을 듣고 빈소로 달려온 유가족들은 황망해 말을 잇지 못한 채 오열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SNS를 통해 “어제 혼자 사는 어머니를 뵈러 간 일가족 6명이 보일러 일산화탄소 누출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에게 위로 말씀을 드린다. 치료 중인 가족의 조속한 회복을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재난이 사회적 약자인 취약계층에게 얼마나 냉혹한지 알고 있다"며 "일선 공직자들은 겨울철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을 챙기는 데 보다 세심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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