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m 언덕 떨어진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구한 車
"미국·유럽에서 골프 마케팅으로 브랜드 가치 올라"
GV80, 계약 후 오래 대기…중고차 가격 새 차 역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목숨을 구한 차량으로 알려진 제네시스의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80'이 국내 프로골프 대회 우승 상품으로 제공됐다. 국산 SUV 중 가장 고급스럽고, 안전한 차량으로 알려진 GV80은 계약 후 30개월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10월 6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동안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 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2022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영수 선수가 상금 3억 원과 함께 제네시스 GV80을 부상으로 받았다.
제네시스, 고급 마케팅 위해 골프 적극 활용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골프를 제네시스의 주요 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했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출범할 당시 국내에선 '고급'이지만, 미국·유럽 등에선 낯선 신입생이었다. 이에 '고급 스포츠'로 통하는 골프 대회를 후원·주최하고, 경기장에 주요 차량을 전시하며 알렸다. 특히 우승자에겐 G80, GV80 등 인기 차량을 제공하며 고급 차량으로 이미지를 쌓아갔다.
제네시스의 골프 마케팅이 '대박' 친 것은 지난해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서 열린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대회였다. 당시 초청자였던 타이거 우즈는 GV80을 혼자 운전하다,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고 도로 밖 9m 아래로 떨어졌다. 차량은 30야드(약 27m)가량 구르면서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지만, 우즈는 다리에 골절상만 입었을 뿐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이후 GV80은 '안전한 SUV'라는 인식이 생겼고, 같은 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충돌평가에서 가장 안전한 차량에 부여하는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로 뽑혔다.
계약 후 30개월 이상 대기해야 출고…중고차 가격 신차 역전
GV80은 국내에서도 인기가 상당하다. 2020년 1월 출시 이후 올 9월까지 누적 7만4,509대가 팔렸다. 이는 제네시스 모델 중 G80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인기의 비결은 ①고급스러운 디자인 ②최첨단 기술 ③안전성 등으로 꼽힌다. 특히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동급 차량보다도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은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6인승 모델은 2열에 독립 시트가 있고, 무선충전시스템, 컵 홀더, 수납함 등 편의 장비를 갖췄다. 또 무선(OTA) 방식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수시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인기가 높은 만큼 대기 기간도 길다. 가장 수요가 많은 GV80 2.5T는 계약 후 30개월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 가장 인기가 적은 3.0 디젤 모델도 대기 기간이 16개월 이상이다. 반도체와 원자재 공급 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커진 탓이다. 이는 결국 중고차 가격 인상을 불러왔다.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2022년식 GV80 3.0 디젤 중고차 가격은 동급 새 차보다 250만 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장재훈 제네시스 브랜드 사장은 "골프는 차량과 연관되는 서비스, 일생 생활 등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고 제네시스는 이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선수와 골프대회는 물론 브랜드 발전에 좋은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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