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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대호 “앞으로 사직구장 못 오겠다...눈물 날 것 같아서”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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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대호 “앞으로 사직구장 못 오겠다...눈물 날 것 같아서” [일문일답]

입력
2022.10.0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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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8일 오후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은퇴경기 인터뷰를 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2022.10.8/뉴스1

롯데 이대호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8일 오후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은퇴경기 인터뷰를 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2022.10.8/뉴스1

롯데 이대호가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이대호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많은 분들이 찾아와줘 감사하다”며 “사랑 받고 떠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야구 인생 점수에 대해서는 50점을 주며 “개인 성적은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롯데의 우승을 못한 게 감점이 크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이대호는 LG전을 마지막으로 22년 간의 프로 생활을 마감한다. 현역 마지막 경기는 ‘조선의 4번 타자’답게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이대호는 두말할 필요 없는 프로야구 최고 선수 중 한 명이다. 은퇴 시즌에도 이날 경기 전까지 141경기에 나가 타율 0.332(4위) 23홈런(공동 5위) 100타점(공동 4위) 178안타(3위)를 기록했다. 롯데에서만 17년을 뛰며 통산 타율은 0.309에 374홈런 1,424타점 2,198안타 성적을 남겼다. 또 한미일 통산 2,894안타는 한국프로야구 출신 선수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마지막 경기를 앞둔 소감은.

“떨리고 기대된다. 아쉬운 점도 있다. (팬분들이) 많이 찾아와줘 감사하다. 사랑 받을 수 있어 기쁘다.”

-야구장에 오기 전 가족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딸이 아파서 아침에 병원에 갔다. 딸도 긴장이 풀렸는지 감기가 걸렸다. 딸이 아파서 (은퇴를 앞두고) 슬플 시간이 없었다.”

이대호의 은퇴식을 보러온 팬들로 북적이고 있다 . 뉴스1

이대호의 은퇴식을 보러온 팬들로 북적이고 있다 . 뉴스1

-이제 정말 은퇴가 다가왔다. 실감이 나는지.

“은퇴투어를 하면서 실감은 하고 있었다. 오늘이 안 올 줄 알았는데 빨리 왔다. 마지막 경기니까 좋은 결과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웃으면서 떠나겠다.”

-야구장으로 올 때 많은 팬들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새벽부터 와주셨다고 하는데 감사하다. 경기가 있다 보니까 사인을 많이 못해드려 죄송하다. 야구 선수니까 야구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보답하는 거라 생각한다.”

-마지막 경기에서 이루고 싶은 기록이 있는지.

“그런 건 없다. 올해 생각했던 것보다 결과가 좋아 홀가분하다. 우승하고 싶어서 한국에 돌아왔는데, 후배들에게 짐을 맡기고 도망가는 느낌이라 선배로서 미안하다. 떠나지만 후배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노하우들은 통화나 사적으로 만나 얘기해주겠다.”

-이제 내일부터 경기가 없는데 무엇을 할 생각인지.

“은퇴식과 은퇴사를 준비하느라 잠을 못 잤다. 딸도 아프고 해서 설쳤는데, 집에서 그냥 푹 쉴 생각이다.”

-선수 생활을 돌아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아본다면.

“올림픽, 아시안게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기억 남는 경기가 많다. 국가대표 기억이 많이 남는데 처음 대표팀을 했던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이 유독 생각난다. 성적이 안 났을 때 비난을 많이 받아 힘들었기 때문에 기억이 더 많이 남는다.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없을 때 그 허무함을 팬들에게 알아달라고 하지 못하는 게 마음이 아프다. 선수들 모두 이기고 싶어한다. 잘했을 때보다 못했을 때 응원을 더 많이 해주면 좋을 것 같다.”

-한국시리즈 우승 못한 아쉬움이 가장 클 텐데.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우승했을 때 정말 좋았다. 어렸을 때부터 우승이 꿈이었고 정말 많이 울기도 했다. 부산 팬들도 좋아해주지 않았을까. 그런데 결국 부산 팬들에게 한국시리즈 우승 약속을 못 지켜 정말 미안하다. 후배들이 좀 더 노력해고, 구단도 과감한 투자를 해서 롯데 팬들이 원하는 성적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일본이나 미국 등 세계에서 저를 응원해줘 감사하다. 마지막 인터뷰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찡하다. 사랑을 너무 많이 받고 떠나 행복하다.”

-은퇴 시즌에도 최고 활약을 펼쳐 자부심이 클 것 같은데.

“작년 시즌 끝나고, 정말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어 마음을 다잡았다. 마지막에 좋은 모습으로 떠나는 게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생각보다 기회도 많이 오고 운이 좋았다.”

이대호가 출근길에 팬들에게 사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대호가 출근길에 팬들에게 사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제 은퇴하면 언제쯤 사직야구장 편하게 올 수 있을까.

“잘 못 올 거 같다. 오면 눈물 날 거 같다. 스무살 때부터 20년 동안 있어서 야구장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 안다. 사직야구장에 오면 나도 모르게 유니폼을 입고 방망이를 들어야 할 거 같다. 야구하면서 에너지를 다 써 지금 많이 힘들다.”

-선배 최동원 옆에 등번호 10번이 롯데 구단 영구결번으로 새겨지는데.

“선배님으로 인해 야구를 시작했다. 선배님의 정신력을 후배들이 잘 안다면 더 빠른 시일 내에 우승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말하는 게 선수들은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프다고 쉬고 싶다고 쉬면 안 되고, 부상 당해도 안 된다.”

-롯데의 후계자를 꼽아준다면.

“그래도 한동희가 제일 잘하고 있고, 김민수도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다. 언제 갑자기 또 좋아질 지 모르고 잠재력도 충분해 기대 많이 하고 응원하겠다.”

-야구 인생을 보면 늘 도전이었다.

“일본에 갈 때도 도전이었지만 미국 갈 때는 다 내려놓고 갔다. 한국에 돌아올 때도 미국에 남을 수 있었지만 힘 있을 때 롯데에 와서 우승을 한번 하고 싶었다. 떠나는 게 지금 죄짓고 떠나는 기분이라 마음이 편하지 않다.”

-롯데에서 지도자 기회가 생긴다면 할 생각이 있는지.

“지금 코치들, 선수들과 동고동락 했기 때문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삼성 강민호 등 후배들이 인터뷰 할 때 울고 그랬는데.

“강민호는 삼성에 있으면 안 되는 선수인데…손아섭(NC), 강민호가 롯데를 떠났을 때 마음이 아팠다. 힘든 시절을 같이 겪었던 선수들로 여기까지 왔는데 롯데에 없다는 게 마음이 안타깝다. 민호도, 아섭이도 다른 팀에 갔지만 잘했으면 좋겠다. 앞으로는 잘하는 롯데 선수들이 다른 팀에 안 갔으면 좋겠다.”

-투수로 입단했는데, 혹시 마지막 경기에 나오는지.

“21년째 준비하고 있는데 될지는 모르겠다. 준비는 계속 하고 있다(웃음).”

-야구 인생 점수를 매겨본다면.

“50점이다. 개인 성적은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롯데의 우승을 못한 게 감점이 크다.

부산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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