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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아니 에르노 "여성∙약자 위해 죽는 날까지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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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아니 에르노 "여성∙약자 위해 죽는 날까지 투쟁"

입력
2022.10.07 14:17
수정
2022.10.07 16:1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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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성 작가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임신중지 권리 보장 위해 끝까지 싸울 것
남성의 지배 여전... 이란 여성들 절대적 지지"

노벨문학상 수상자 아니 에르노가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

노벨문학상 수상자 아니 에르노가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82)가 "불의에 맞선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이 생겼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에르노는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가 상을 받은 건 나의 글이 아직 살아있고 그것이 메아리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문학이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과 억압받는 사람들의 권리를 위한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프랑스 여성 작가 중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된 그는 여성과 노동계급 등의 시각과 정체성을 예리하게 파헤쳐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접 체험하지 않은 것은 쓰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임신중지(낙태), 질병, 빈곤, 성(性) 등 사회적으로 어둡거나 껄끄럽다고 여겨지는 주제를 거침없이 풀어내 '용기 있다'는 수식어가 그를 따라다녔다.

에르노는 기자회견에서 최근 여성의 임신중지를 제도적으로 규제하는 흐름이 미국 등 국제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언급하며 "여성이 엄마가 되고 싶은지, 아닌지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가질 수 있도록 내가 숨을 거두는 날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서 임신중지가 불법이었던 1960년대 임신중지 수술을 받았던 경험을 에르노는 '사건'이라는 에세이로 펴낸 바 있다.

이란의 '히잡 시위'에 대해서도 에르노는 "절대적인 제약에 저항하는 여성들을 절대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이 자유와 권력 측면에서 남성과 결코 동등한 것 같지 않다"며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는 관계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선 "작가로서 누릴 수 있는 기쁨 중 가장 큰 기쁨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6일 에르노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하며 "사적 기억의 근원과 소외, 집단적 구속의 덮개를 벗긴 용기와 꾸밈없는 예리함을 가진 작가"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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