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성 작가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임신중지 권리 보장 위해 끝까지 싸울 것
남성의 지배 여전... 이란 여성들 절대적 지지"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82)가 "불의에 맞선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이 생겼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에르노는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가 상을 받은 건 나의 글이 아직 살아있고 그것이 메아리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문학이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과 억압받는 사람들의 권리를 위한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프랑스 여성 작가 중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된 그는 여성과 노동계급 등의 시각과 정체성을 예리하게 파헤쳐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접 체험하지 않은 것은 쓰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임신중지(낙태), 질병, 빈곤, 성(性) 등 사회적으로 어둡거나 껄끄럽다고 여겨지는 주제를 거침없이 풀어내 '용기 있다'는 수식어가 그를 따라다녔다.
에르노는 기자회견에서 최근 여성의 임신중지를 제도적으로 규제하는 흐름이 미국 등 국제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언급하며 "여성이 엄마가 되고 싶은지, 아닌지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가질 수 있도록 내가 숨을 거두는 날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서 임신중지가 불법이었던 1960년대 임신중지 수술을 받았던 경험을 에르노는 '사건'이라는 에세이로 펴낸 바 있다.
이란의 '히잡 시위'에 대해서도 에르노는 "절대적인 제약에 저항하는 여성들을 절대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이 자유와 권력 측면에서 남성과 결코 동등한 것 같지 않다"며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는 관계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선 "작가로서 누릴 수 있는 기쁨 중 가장 큰 기쁨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6일 에르노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하며 "사적 기억의 근원과 소외, 집단적 구속의 덮개를 벗긴 용기와 꾸밈없는 예리함을 가진 작가"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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