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똑똑한 아이는 문제를 끝까지 듣는 아이"

입력
2022.10.06 17:50
14면
0 0

'착한 아이 버리기'
31년 초등학교 교사의 정체성 수업 일지


착한 아이 버리기ㆍ송주현 지음ㆍ다다서재 발행ㆍ259쪽ㆍ1만5,000원

착한 아이 버리기ㆍ송주현 지음ㆍ다다서재 발행ㆍ259쪽ㆍ1만5,000원


절로 미소가 나오는 책이다. 31년간 교실에서 수많은 아이들을 만난 초등학교 교사가 ‘착한 아이 버리기’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학교라는 사회에 첫발을 내민 아이들이 정체성을 형성하며 성장하는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태어나서 처음 겪는 사회생활에 당황하고 좌절하며 고민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아이가 되고 교사가 된 듯한 놀라운 경험에 빠진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자기가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책을 엄청 읽으니까요. 매일 세 권씩 읽어요.” “저는 학원에 다니는데 숙제가 많아요. 하루도 안 빼고.” 아이들 기준에서 공부를 ‘많이’ 했으니 자기는 똑똑해야 한다. 부모야 아이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지만, ‘공부를 너무 많이 하고 있다’는 생각은 공부에 흥미와 동기를 잃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게 저자의 경험이다. 저자는 "똑똑한 아이들은 답을 잘 맞추는 아이가 아니라 문제를 끝까지 듣는 아이”라고도 한다. 성인이 되어도 남을 존중하려면 어렸을 때부터 그런 태도를 길러줘야 한다는 제언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책은 이처럼 아는 것도 자꾸 질문하는 아이,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아이, 친구를 경쟁자로만 보는 아이, 동생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의 에피소드로 빼곡 채워져 있다. 아이들의 속사정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런 성격이 굳어지기 전에 변화할 기회를 만들려는 저자의 노력을 따라가다 보면 교육의 ‘본질’을 깨닫게 된다. 어떤 훈계나 일침 없이도 마음을 움직이는 책.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김중미 작가는 추천사를 이렇게 썼다. “여러 번 소리 내어 웃고 여러 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아이들을 만나는 모든 어른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정지용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