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연휴에 집중 숙박
상담치료에 도수치료 포함돼
법관들이 형사재판 '심리치료' 명목으로 1박 숙박비가 80만~100만 원에 달하는 5성급 호텔에서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원행정처에서 제출받은 '2021년 대법원 마음자리 프로그램 운영보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12월 집중치유 프로그램 31건 중 16건이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 밀레니엄호텔 서울, 소노캄 거제 등 5성급 호텔에서 개별 숙박할 수 있는 형태로 이뤄졌다.
마음자리 프로그램은 형사재판부 법관과 법원 조사관, 증인 지원관 등 2,500여 명의 정신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상담 지원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총 1억7,000만 원의 예산이 집행됐으며, 개인상담 44명, 집중치유 45명, 집단상담 83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행정처는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개별 스트레스 측정, 명상, 나눔활동 등으로 진행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프로그램 일정과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다수 법관들이 참여한 집단상담 프로그램에는 '상담'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려운 일대일 도수치료까지 포함돼 있었고, 이 프로그램에도 건당 100만 원의 예산이 사용됐다.
김 의원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형사재판부 직원들의 정신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 판사 등 일부 고위직을 위한 복지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보다 많은 직원들이 이용하는 내실 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원행정처는 "코로나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됨에 따라 소그룹으로 운영될 예정이었던 해당 프로그램이 (12월에는) 1인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며 "일부 숙소가 국민정서에 부합하지 않게 선정됐고, 운영 선정에 있어서도 미흡한 점이 발생했다. 앞으로 문제점을 적극 개선하고 보완해 프로그램이 도입 취지에 맞게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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