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수영대회까지 했던 곳인데… 마산만 청어 집단 폐사 미스터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수영대회까지 했던 곳인데… 마산만 청어 집단 폐사 미스터리

입력
2022.10.03 17:54
수정
2022.10.03 19:31
10면
0 0

지난달 30일 이후 사흘간 연속 발견
3일까지 30톤 정도 수거작업 진행돼
청어만 발견돼 수질오염 가능성 적어
창원시, 폐사체 수거 및 원인규명 나서

홍남표 창원특례시장이 3일 3·15해양누리공원 앞바다에 떠 있는 폐사한 어린 청어떼를 살펴보고 있다. 창원시 제공

홍남표 창원특례시장이 3일 3·15해양누리공원 앞바다에 떠 있는 폐사한 어린 청어떼를 살펴보고 있다. 창원시 제공

경남 창원 마산만 일대에서 집단폐사한 청어떼가 사흘간 발견돼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성어도 아닌 특정 어종만 집단폐사하는 경우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트라이애슬론' 대회까지 개최할 정도로 과거 악화됐던 마산만 수질이 개선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질 오염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창원특례시에 청어떼 집단폐사가 처음 신고된 시점은 지난달 30일이다. 마산합포구 구산면 해양드라마세트장 앞바다에 성어가 아닌 청어떼 폐사체가 떠올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튿날인 이달 1일에는 진동면 다구항에서, 2일에는 3·15해양누리공원 앞바다에서 청어 폐사체가 추가로 확인됐다. 창원시 관계자는 "어류 집단폐사는 통상 여러 종의 어류가 한 장소에서 발생하는데 이번 집단폐사는 어린 청어만 여러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발견되는 등 다소 특이한 양상"이라고 말했다. 3일까지 창원시에서 수거한 폐사체만 30톤에 달한다.

주민들도 낯선 상황에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3일 해양누리공원 앞 산책로에서 만난 월남동 주민 김승규(79)씨는"마산만에는 숭어와 전어 등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며칠에 걸쳐 어린 청어가 집단으로 죽은 채로 떠오른 것은 살면서 처음 겪는 일"이라고 말했다.

창원시 마산만 일대에 지난달 30일부터 폐사한 어린 청어떼가 떠올라 시가 원인 규명에 나섰다. 3일 오전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 수변 산책로 옆 바다에 떠 있는 폐사한 물고기를 수거하기 위해 어선이 접근하고 있다. 창원=이동렬 기자

창원시 마산만 일대에 지난달 30일부터 폐사한 어린 청어떼가 떠올라 시가 원인 규명에 나섰다. 3일 오전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 수변 산책로 옆 바다에 떠 있는 폐사한 물고기를 수거하기 위해 어선이 접근하고 있다. 창원=이동렬 기자

마산만에서는 2009년과 2012년에도 물고기 집단폐사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숭어와 전어 등 여러 종류의 물고기가 죽은 채 발견됐다. 이번처럼 성어 전의 청어만 대규모로 발견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창원시는 집단폐사 원인으로 수질 오염이나 수온 변화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문 창원시 수산과장은 "마산만 해수 온도와 수질 등도 예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19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수질이 악화돼 한때 '죽음의 바다'로 불렸던 마산만은 2000년대 이후 꾸준한 개선 노력으로 수영까지 할 수 있는 '청정 바다'로 변신했다. 지난달 25일 트라이애슬론 대회 수영 종목이 열린 것은 깨끗해진 마산만의 상징과도 같은 행사였다.

청어가 마산만 내해보다는 외해에서 주로 잡히는 냉수성 어족이란 점도 수질 오염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는 이유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고기잡이 어선이 죽은 청어를 바다에 버리고 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창원시도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해양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창원시에선 동해 수산연구소에 실시간 해양환경측정 조사를 요청했고, 청어 폐사체에 대해선 국립수산과학원에 정밀분석을 의뢰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원인을 분석하겠다는 의지다. 시는 관내 전 해역에 물고기 폐사 여부를 확인하고, 추가 발생 땐 행정력을 집중해 수거와 원인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창원시는 청어 폐사체로 인한 해양오염과 악취 등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청소선과 어선 6척, 관계 공무원 등 200여 명을 현장에 투입해 수거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날도 해양누리공원 일대 바다에 한국환경공단 해양쓰레기 수거선까지 투입해 나흘째 폐사체 수거작업을 이어갔다. 이날 하루 수거량만 10여 톤에 달했다.

김종문 과장은 "정확한 원인은 전문기관에 의뢰한 분석 결과가 나와야 한다"면서도 "폐사한 어종이 청어뿐이라 폐수 유입에 따른 수질 오염은 원인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 이동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