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골프(KLGPA)의 가을은 이제 김수지(26)의 계절이다. 통산 4승이 모두 가을에 나왔다. 우승과 인연이 없다가도 선선한 바람이 부는 9월과 10월에 2년 연속 우승 맛을 봤다. 김수지는 "가을이 제 계절이 맞네요"라며 웃었다.
김수지는 2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62)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김수지는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던 홍정민(13언더파 275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을 이뤄냈다.
지난주 OK금융그룹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 이은 2주 연속 우승이자, 시즌 2승째다. 올해 KLPGA 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한 선수는 김수지가 처음이다. 아울러 다승자는 4승 박민지(24), 2승 조아연(22), 김수지 세 명뿐이다. 올해 최다상금(총 15억원)이 걸린 이 대회에서 우승 상금 2억7,000만원을 받은 김수지는 상금랭킹 2위(9억2,270만원)로 두 계단 상승했다.
10월에 태어난 김수지는 새로운 ‘가을의 여왕’이 됐다. 2017년 KLPGA 투어 데뷔 후 첫 우승을 지난해 9월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차지했고, 10월에는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트로피를 한번 더 들어올렸다. 올해도 시즌 첫 승을 9월 마지막 주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달성했고, 기세를 몰아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까지 휩쓸었다. 최근 6개 대회에서 2차례 우승 포함, ‘톱5’에 5번이나 진입한 김수지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격하는 다음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타이틀 방어 전망도 밝혔다.
2타 차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김수지는 4번 홀(파5)에서 승기를 잡았다. 초반 버디 2개로 홍정민과 공동 선두로 올라선 뒤 4번 홀 버디를 잡았고, 홍정민은 보기를 범했다. 2타 차로 앞서간 김수지는 이후 꾸준히 선두를 유지했다. 17번 홀(파5)에서 보기로 위기를 맞았지만 18번 홀(파4) 파를 기록해 승리를 지켰다.
김수지는 경기 후 "2주 연속 우승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중간에 정신이 없어 힘든 상황도 많았는데 파 세이브를 잘하면서 괜찮은 흐름을 탔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을 여왕'이라는 타이틀에 대해서는 "1주 전까지는 얼떨떨했지만 이제는 내 계절이 맞는 것 같다"며 웃은 뒤 "앞으로도 대회가 남아 있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신인왕 레이스 1위를 달리는 이예원(19)은 마지막 홀에서 샷 이글로 공동 2위(13언더파)로 도약하는 기쁨을 누렸다. 시즌 5승에 도전했던 박민지는 최종일에 감기 몸살 증세로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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