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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의 천국' 중국, '과일 맛 전자담배' 퇴출...왜?

입력
2022.10.02 14: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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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향 선호하는 10대 보호 위해 
1일부터 전면 생산·판매 금지

중국 베이징의 한 전자담배 가게에 각종 과일맛 전자담배가 진열되어 있다. 바이두 캡처


'흡연자의 천국'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과일맛 전자담배'가 지난 1일부로 모든 담배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됐다. 청소년들이 과일향 전자담배를 선호한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이다. 다만 흡연을 권장하는 사회 분위기가 여전한 이상 10대들의 끽연을 막을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뒤따른다.

중국 국가연초전매국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전자담배 감독 강화에 관한 고시'를 통해 "각종 과일향이 첨가된 액상 전자담배의 생산, 유통, 판매 행위는 전면 금지되며, 이를 어기면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초·중고등학교 인근에서는 전자담배 판매점을 열 수 없으며, 언론 매체는 물론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전자담배 광고를 게재하는 행위도 전면 금지된다. 택배로 주문하거나 해외 및 외지에서 반입하는 전자담배 수량도 규제했다. 고시는 이달 1일부로 중국 전역에 적용됐다.

"10대, 과일맛 전자담배 선호"

중국 베이징 왕푸징의 식당 앞 거리에서 지난달 11일 주민들이 모여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2020년 중국 질병관리센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자담배를 피우는 중학생은 2014년 1.2%에서 2019년 2.7%로 2배 이상 늘었다. 전자담배를 피우려는 시도를 해봤다는 비율 또한 같은 기간 45%에서 69.9%로 증가했다. 고등학생 흡연율은 훨씬 높다. 담배를 피우려고 시도한 고등학생은 24.5%, 담배를 피우는 고등학생은 8.6%, 전자담배를 피우는 경우는 3.0%였다.

청소년들은 대체로 과일맛 전자담배부터 손댄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0월 푸단대학교 보건전파연구소가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보면, 흡연을 하는 청소년의 절반가량이 13~15세에 처음 담배를 피웠으며, 이들은 대체로 과일맛 전자담배를 선호했다고 한다. 유독 과일맛 전자담배가 규제 철퇴를 맞게 된 배경이다.

반면 흡연에 관대한 중국 특유의 사회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과일맛 전자담배 퇴출 정도로 10대 흡연율을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란 반론도 있다.

"과일맛 없다고 담배 안 피울까" 회의론도

지난 1월 25일 한 중국 남성이 베이징 펑타이구의 코로나19 핵산 검사소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은 전체 인구 14억 명 가운데 5분의 1이 넘는 3억 명이 전 세계 담배의 40%를 소비하는 '흡연 천국'이다. 길거리는 물론 식당에서의 흡연도 예사로 여겨지며, 베이징 같은 대도시에서조차 별도의 흡연 구역을 찾기는 쉽지 않다.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의 흡연 여부를 묻지 않고 일단 담배를 권하는 것이 세련된 매너로도 받아 들여진다.

담배 가격 또한 10~70위안(2,000~1만4,000원)까지 다양해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청소년의 가격 부담도 덜하다. 흡연에 관대한 중국 특유의 끽연 문화에 이미 노출될 대로 노출된 10대 손에서 과일맛을 앗아갔다고 해서 흡연율이 획기적으로 낮아지겠냐는 회의론이 나오는 이유다.

10대 청소년으로 보이는 한 중국인 네티즌은 "정부가 청소년 흡연을 막겠다며 2019년 온라인 판매를 금지한 뒤에도 우리는 여전히 전자담배를 살 수 있었다"며 "과일맛이 청소년 흡연율의 원인이라는 당국의 주장은 핑계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흡연에 대한 경각심 자체가 부족한 사회 분위기가 이어지는 한 '백약이 무효하다'는 지적이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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