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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산업이 급성장해 창업했다고요? 한국만의 캠핑 문화를 만들어가는 게 목표입니다"

입력
2022.10.0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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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한 토크 #9] 캠핑산업에 도전장 낸 소상공인들

편집자주

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안전한 야외 활동을 즐기려는 수요가 크게 늘 최근 몇 년 사이 캠핑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3년 새 국내 캠핑인구는 300만 명 이상 늘어나 전국적으로 700만 명을 넘어섰다. 매니아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캠핑은 차에서 숙박을 하는 차박과 자동차 여행과 함께 즐기는 오토캠핑, 시설이 갖춰진 곳에서 캠핑을 즐기는 글램핑 등 여러 형태로 발전하면서 이른바 캠린이(캠핑에 어린이를 붙인 줄임말로, 캠핑 초보자라는 의미)들이 보다 더 쉽게 캠핑에 입문하고있다.

반면 국내 캠핑문화는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쓰레기 투기, 무분별한 취사 행위, 고성방가는 기본이고 명당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텐트 알박기를 일삼는 일부 얌체족들에 의해 환경이 크게 훼손되고 주민들의 민원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성장통을 겪고 있는 국내 캠핑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소상공인 스타트업, 캠핑장비 중고거래 서비스를 운영 중인 오든 박세준 대표와 캠핑 전문 SNS서비스를 운영 중인 어텀팔콘스 김준석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내 캠핑산업의 호황, 소상공인이기에 발굴할 수 있었던 기회

오든 박세준 대표(좌), 어텀팔콘스 김준석 대표(우)

오든 박세준 대표(좌), 어텀팔콘스 김준석 대표(우)

-국내에서도 캠퍼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감하시는지

김 : 인스타그램에서 캠핑 관련 게시물이 연평균 170% 정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캠핑 활동에 대해 소통하고 공유하려는 니즈가 있어요. 저희 어텀팔콘스에서는 캠핑 전문 커뮤니티 서비스 ‘클랭’을 운영하면서 그러한 니즈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비스를 시작한지 얼마안되었는데도 약 3천 명 정도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구요.

-커뮤니티에서는 어떤 주제로 이야기가 오가는가

김 : 특정 주제라기보다는 자신의 캠핑 기록을 공유하고 자랑하는 게시물이 대부분이에요. 장비 사진을 올리면서 사용방법이나 팁을 공유하는 분들이 많아요. 캠핑 전문 SNS라고 보시면 되요. 다른 SNS에서는 캠핑에 대한 정보가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고 전문적인 정보를 얻는 것이 어려운데요. 클랭에서는 캠퍼들만 모여있으니 회원들 간에 소통도 더 활발해지고 정서적 유대감도 잘 형성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국내 캠핑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문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캠퍼들에 대한 인식도 나빠지고 있는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김 : 캠핑장이 아닌 노지에서 캠핑을 하시면서 쓰레기를 버린다거나 하는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요. 최근 뉴스나 인터넷을 통해서 많이 보셨을겁니다. 저희도 문제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요즘 유행하는 플러깅(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처럼 캠페인을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캠핑 사이트 비포앤 애프터 사진을 업로드하면 그린캠퍼 칭호 부여하는 형태로요.

커뮤니티 회원들과의 오프라인 캠핑 이벤트를 개최한 김준석 대표. 사진 어텀팔콘스 제공

커뮤니티 회원들과의 오프라인 캠핑 이벤트를 개최한 김준석 대표. 사진 어텀팔콘스 제공

-해외 캠핑문화와 국내 캠핑문화는 어떤 점에서 크게 다른지

박 : 캠핑의 목적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른 것 같아요. 해외는 트레킹이 접목된 캠핑이 많은 것이 특징이에요. 미국의 경우 이동거리가 멀다보니까 잠깐 휴식하면서 머물다가는 형태로 캠핑을 하는거죠.

그러다보니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는 방면으로 노력하는 문화가 강해요.

반면에 한국은 캠핑장 문화가 강하죠. 공간을 임대해서 특정시간동안 활용하는 방식이 흔해요.

-선진화된 캠핑문화를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박 : 캠핑산업이 가장 발달되어있는 국가는 미국인데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도 미국 문화를 답습해야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각 나라별로 적합한 캠핑형태가 있는 것이고 우리나라의 문화에 맞는 성숙한 캠핑문화를 조성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유학 중 캠핑을 자주 즐겼다는 박세준 대표. 사진 오든 제공

미국 유학 중 캠핑을 자주 즐겼다는 박세준 대표. 사진 오든 제공

-그러면 주로 사용하는 장비들이나 상품들도 다를 것 같다

박 :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 바로 텐트입니다. 서구형은 좌식형태가 대부분이고 가볍고 포터블한 텐트를 선호하는데요. 한국은 대부분 차로 이동하니까 휴대성보다는 펼쳤을 때 개방감이나 통풍이 잘되는지, 실내공간의 활용성같은 기능적인 부분을 많이 봅니다. 거실형 텐트인 리빙쉘 같은 텐트가 대표적이죠. 기능을 많이 보다보니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는 소비자의 비율도 우리나라가 높은 편이구요.

-최근 캠핑 입문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입문자들은 고가의 장비를 구매하는 데에 부담이 클 것 같은데

박 : 여러가지 형태의 캠핑을 경험하고 다양한 제품들을 사용해봐야 자신에게 맞는 캠핑스타일과 그에 맞춘 장비를 셋팅할 수 있어요. 입문자들은 처음부터 고가의 장비를 구매하기보다 다양한 장비와 캠핑 형태를 경험해보고 단계별로 맞춰나가는 분들이 많아요. 제품을 사용해보고 잘 안 맞으면 중고로 판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캠핑장비 중고거래 시장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구요.

-캠핑장비 중고거래 시장만의 특징이 있다면

박 : 캠핑 입문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장비에 대해 잘 모르잖아요. 같은 제품군을 중복 구매하는 경우도 많고 자신에게 더 맞는 제품을 발견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중고거래를 통해 이러한 비용을 낮출 수 있는데요. 이 간극을 더 줄이기위해 저희는 캠핑장비만 전문적으로 큐레이팅해주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캠핑장비도 소장의 영역에서 니즈가 큽니다. 예를들면 97년도에 발매된 한정판 텐트가 있는데 캠퍼들 사이에서는 로망인 제품이다보니 수요가 큽니다. 중고거래를 통해서만 구할 수 있다보니 캠핑장비 중고거래 쪽으로 많이 몰리는 거죠. 또 캠핑장비를 보면 그 캠퍼의 노련미, 노하우를 볼 수 있는데요. 일본의 경우 자신만의 장비를 직접 제작하는 사람도 있어요. 제작된 장비에 대해 문의가 오니까 중고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김 : 클랭에서도 직접 제작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공동구매를 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그런 문화가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 같아요.

창업이란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

국내 캠핑산업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김준석 대표(좌)와 박세준 대표(우)

국내 캠핑산업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김준석 대표(좌)와 박세준 대표(우)

-창업을 하게 된 계기도 그런 부분에서 문제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나

박 : 작년까지는 검증에 집중했습니다. 팀원도 없이 혼자서 리서치만하다가 가설 검증을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당시에 응답률도 좋았고 랜딩페이지를 만들어서 테스트도 했는데요. 긍정적인 수치를 얻어서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얼마 전 테스트에서 전환율 11%를 기록하면서 비즈니스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어요. 일회적인 이벤트였음에도 3,000만원 가량의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지금은 팀원도 3명으로 늘어났고 서비스 구축도 거의 완료해서 앱 서비스 런칭 앞두고 있습니다. 현재는 컨텐츠 제작, 콜라보레이션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김준석 대표는 두번째 창업이라고 들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비즈니스를 구상하게 됐는지

김 :저는 공동창업을 했는데요. 저희 두 사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사람과 자연입니다. 인간다움이라는게 사람 간의 상호작용, 소통에서 나온다고 생각해 대학시절에는 실버세대를 위한 커뮤니티, 소셜다이닝 같은 비즈니스를 시도한 적 있습니다. 그리고 캠핑이라는 활동이 자연 속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과 깊은 유대감을 가지면서 자연과도 상호작용할 수 있는 컨텐츠잖아요. 그래서 캠핑에 저희가 했던 커뮤니티 서비스를 접목하면서 클랭을 구상하게 됐고 작년 11월 말 첫 MVP 만들었습니다.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김 : 어떻게하면 빠르게 검증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저희가 본격적으로 런칭하고 나서 초반에는 주 20% 성장했는데 어느정도 지나니까 성장 속도가 느려지더라구요. 올해 2천만원 정도 마케팅을 집행했는데 그 때뿐이고 온라인에서는 확실한 이벤트나 컨텐츠 없이 자생이 어렵겠구나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오프라인 행사를 먼저 열게 됐죠. 지난 달 문경의 한 캠핑장과 협업해서 행사를 진행했는데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확실히 서로 얼굴을 한번 보고 나니 유대감이 생기고 커뮤니티에서 더 적극적으로 활동해주시더라구요. 앞으로도 오프라인을 좀 더 집중해볼 생각이고 전에 했던 소셜다이닝을 접목시켜볼 생각도 있습니다.

-커뮤니티 서비스의 수익모델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김 : 보통 커뮤니티 서비스들이 그렇듯 커머스 쪽도 많이 생각했지만 저희는 커뮤니티 본질에 더 집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소셜 캠핑으로 모임을 개설하도록 유도할 계획입니다. 고수 캠퍼인 호스트가 캠핑 행사를 열면 게스트들이 참여하는 식인데요. 아직 검증단계이긴 하지만 캠린이들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고 수수료가 발생하는 형태로 기획 중입니다. 캠핑장 예약하고 가서 캠핑을 즐기는 형태를 넘어서 좀 더 문화적으로 풀 수 있는 요소들도 많을 것 같고요.

-캠핑만 전문으로 하는 이유가 따로 있나.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있지 않은가.

김 : 인스타그램의 경우, 해시태그만으로 검색해야하는 SNS다보니 원하는 정보에 접근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직관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분야별 전문 SNS들이 있죠. 예를들면, 패션전문 커뮤니티 스타일쉐어같은 것들이요. 저희는 캠핑을 전문으로 하되 느슨한 커뮤니티보다는 실제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타이트한 커뮤니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중고거래의 경우 당근마켓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을텐데, 오든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박 : 네이버 카페에 초캠장터라는 곳도 있고 중고나라, 당근마켓 같은 중고거래 사이트도 있습니다. 문제는 고객 간 직거래다보니 안전성이 결여되어있다는 점이에요. 캠핑 장비는 고가인데다 부피도 커서 검수와 배송이 중요하죠. 그래서 저희는 안전한 거래를 위해 위탁판매해드리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위탁판매서비스라면 수수료를 받는 것인가?

박 : 현재 수익모델에서는 검수료, 배송료를 따로 받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텐트를 거래하는 데에 가장 큰 관문이 배송을 위한 포장입니다. 우선 사이즈에 맞는 박스부터 구해야해요. 저희는 규격에 맞는 박스, 포장재 등 배송 키트를 제공하고 있고 안전거래를 위한 기본적인 검수도 진행합니다.

캠핑 전문 서비스, 앞으로의 목표는

-캠핑이 호황이라 두 서비스 모두 인기가 좋을 것 같다. 올해 목표나 예상?

박 : 앱 서비스 가입자 천 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현재 전환률이 10% 정도 나오니까 두 달 안에 100건 정도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다루는 장비가 고가다보니 거래 규모는 1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구요. 올해는 고객분들로부터 개선 사항을 많이 받아서 서비스를 개선시키는 데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김 : 저희는 스케일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서비스 운영 중인데 아직 홍보는 한 적 없지만 조금씩 유입이 되는 것을 확인했거든요. 한국 캠핑시장은 5조원 정도인데 미국은 30조원이라는 자료도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미국에서만 신규 캠퍼 천만 명이 유입됐다는 보고도 있죠.

-두 분의 지향점이 비슷할 것 같다

박 : 캠퍼 분들은 공감대가 비슷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캠퍼라는 집단이 사서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자신 만의 컨텐츠를 즐기는 사람들이에요. 사실 그 돈이면 호텔을 몇 번을 갈텐데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캠핑을 지속해나가는 캠퍼들은 자신만의 것, 자신의 개성을 완성시켜나가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캠핑 업종의 소상공인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듯합니다.

-두 분이 협업할 계획도 있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지

김 : 어텀팔콘스는 캠퍼가 모여있는 서비스고 오든은 캠핑 장비를 다루는 서비스다보니 시너지를 충분히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서로 홍보를 해주는 것도 가능할 것이고 곧 오프라인 소셜 캠핑이 개최되는데 오든과 팝업스토어나 텐트 체험존에 대한 아이디어도 나누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로도 캠핑 산업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 보시는지, 또 포부가 있다면?

김 : 코로나가 트리거가 되어서 단시간내 급격히 성장했지만 그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합니다. 클랭은 캠핑 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춰서 캠퍼들의 유입을 늘리는 데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나아가서 한국도 세계적인 캠핑 강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 : 앞으로 해외 여행이 풀리면 지금의 호황이 지속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있습니다. MZ세대들이 유입되면서 캠핑산업이 급성장하긴 했는데, 이탈률도 급격히 높아질 수 있어요. 비용이 많이 들고 해보니까 조금 고생스러운 면이 있거든요. 그래서 김 대표님 말씀처럼 진입장벽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한 거구요. 우리나라는 사실 캠핑하기 좋은 나라인데요.. 산과 계곡이 많고 전기나 수도도 잘 되어있어요. 이렇게 자랑스러운 한국의 캠핑을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김 대표님과 마찬가지로 캠핑 선진국이라는 포부를 가지고 임하겠습니다.

장은진 창업 컨설턴트 ari.maroon.c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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