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직후 "20년 만에 돌려줬다"고 소회를 밝혔다.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했던 김 의원은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이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면서 자진사퇴했다. 이때 박 장관이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김 의원의 해임에 앞장섰던 탓에, 김 의원은 20년 만에 설욕을 한 셈이 됐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박 장관의 해임건의안 통과는 외교 실패와 무능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경고이자 회초리"라며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겸허히 국민의 뜻으로 받들고 국정 정상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9년 전 한나라당이 당시 행자부 장관이었던 자신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의결한 내용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며 "개인적으로 감회가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저에 대한) 해임안이 통과되자 (한나라당 대변인이었던) 박 장관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승리'라고 논평했다"고 말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 미군기지를 불법으로 침투한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김 의원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단독으로 가결시켰다.
이어서 김 의원은 박 장관이 과거 자신이 했던 것과 같이 국회의 뜻을 받들어 자진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당시 저의 해임은 누가 봐도 부당하고 정치적인 것이었습니다만, 저나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박 장관께 그대로 돌려드리면서 인간적인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것 또한 정치다"라고 말했다. 이날 박 장관은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이후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에서 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가결시켰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불거진 외교 참사에 대해 주무 장관인 박 장관에게 책임을 묻는 차원으로, 170명 의원이 재석한 가운데 찬성 168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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