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토착민 출신…브라질 등 남미에 집중
살해 동기는 "광업·벌목·농업 등 사업 막아서"
"화석연료 사용 늘어 환경 운동가 위협도 증가 우려"
지난 10년간 이틀에 1명꼴로 환경 운동가들이 살해당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희생자 대부분이 토착민 출신 운동가들로 벌목이나 채굴 등 지역 환경파괴를 막으려다 변을 당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국제 비정부기구(NGO) 글로벌 위트니스 연구를 인용해 2012~2021년 최소 1,733명의 환경 운동가들이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살해 동기는 피해자들이 "광업·벌목·농업 등의 사업 진척을 막아서"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피해자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펼쳐진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 남미에 집중됐다. 브라질에서는 전체 살인사건의 85%가 아마존에서 발생했을 정도로 해당 지역의 우범지대화가 심각했다. 알리 하인스 글로벌 위트니스 활동가는 "(환경 운동가를 살해한) 범죄자가 정의의 심판을 받는 경우를 보기 힘들뿐더러, 수사가 믿을 만하게 이뤄지는 경우도 드물다"고 영국 가디언에 토로했다.
일례로 올해 6월 브라질 원주민 전문가 브루누 페레이라와 영국 기자 돔 필립스는 아마존 보호를 주제로 한 책 집필을 위해 열대우림 탐사에 나섰다가 실종됐다. 경찰의 초동 수사는 더뎠고, 이들은 실종 10여일 만에 시체로 발견됐다. 현재까지 총 8명의 용의자가 체포됐는데 이 중 3명이 지역 어업을 독점하는 불법 폭력 조직의 일원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불법 조업하는 모습을 두 사람(필립스와 페레이라)이 사진을 찍어 신고할까 봐 살해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위기로 범죄 위협 늘었지만…"희망적인 신호 있어"
환경 운동가들을 대상으로 한 폭력 범죄는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주일에 4명꼴인 총 200명의 환경 운동가가 숨졌다. 보고서는 심화하는 기후 재난과 경제적 이득만 챙기는 권위주의 정부의 출현 등이 사태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BBC방송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화석연료 사용이 늘면서 (이를 막으려는) 환경 운동가들이 더 심각한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다만 시민사회와 각국 정부가 점차 환경 운동가 보호의 필요성을 깨닫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지난해에는 칠레와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카리브 해 25개국이 참여한 역내 최초 환경 운동가 인권 보호 협정인 '에스카수 협정'의 효력이 시작됐다. 참여국은 범죄 위협에 노출된 환경 운동가를 보호할 의무를 갖는다.
수류티 수레시 글로벌 위트니스 활동가는 "긍정적으로 볼 희망적인 신호들이 있지만, 앞으로 (환경보호 운동은) 굉장히 어렵고 힘든 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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