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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추모공간'에서 사회적 공감대가 빚어진다

입력
2022.10.01 10: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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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2주 후인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신당역 2호선 여자화장실 앞 추모공간에서 남녀노소의 시민들이 추모글을 읽거나 고인에게 예를 표하고 있다. 같은 날 촬영된 사진 17장을 합쳐 만든 사진. 이한호 기자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2주 후인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신당역 2호선 여자화장실 앞 추모공간에서 남녀노소의 시민들이 추모글을 읽거나 고인에게 예를 표하고 있다. 같은 날 촬영된 사진 17장을 합쳐 만든 사진. 이한호 기자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신당역 2호선 여자화장실 앞 추모공간에서 시민이 국화꽃을 헌화하고 있다. 같은 날 촬영된 사진 33장을 합쳐 만든 사진. 이한호 기자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신당역 2호선 여자화장실 앞 추모공간에서 시민이 국화꽃을 헌화하고 있다. 같은 날 촬영된 사진 33장을 합쳐 만든 사진. 이한호 기자


신당역 살인사건 이틀 후인 지난달 16일 신당역 2호선 여자화장실 앞 추모공간에 메모지가 듬성듬성 붙어 있다(왼쪽). 지난달 27일 찾은 추모공간은 꽃과 메모지로 원래의 벽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오른쪽). 최주연 기자·이한호 기자

신당역 살인사건 이틀 후인 지난달 16일 신당역 2호선 여자화장실 앞 추모공간에 메모지가 듬성듬성 붙어 있다(왼쪽). 지난달 27일 찾은 추모공간은 꽃과 메모지로 원래의 벽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오른쪽). 최주연 기자·이한호 기자

서울 중구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스토킹에 시달리던 피해자가 흉기에 쓰러진 현장에 추모공간이 차려지자 수많은 정치인과 단체들이 이곳에서 잇따라 성명을 냈다. 그로부터 2주가 지난 지난달 27일 추모공간은 각종 구호와 선언은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려는 보통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부터 이틀간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에 마련된 시민 추모공간을 지켜봤다. 넓은 전지 위에 듬성듬성 붙은 메모지 몇 장이 전부이던 추모공간은 그새 수천 장의 메모지와 조화 더미가 뒤덮었다.

꽃과 함께 작은 간식거리를 준비해 와서 말없이 내려놓고 가는 이들부터 조용히 위로의 말을 읽어내려가는 이들까지 추모 방식은 저마다 달랐다. 추모객들 중엔 피해자와 비슷한 또래의 젊은 여성들은 물론 청·장년층 남성들도 적지 않았다. 무심코 이 공간을 지나던 어르신들은 다른 이들로부터 사건을 전해 듣고서야 탄식하며 합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신당역 추모공간을 찾은 한 시민이 조용히 간식거리를 내려놓고 있다. 이한호 기자

지난달 27일 신당역 추모공간을 찾은 한 시민이 조용히 간식거리를 내려놓고 있다. 이한호 기자


지난달 27일 신당역 추모공간을 찾은 한 시민이 홀로 추모글을 읽고 있다. 이한호 기자

지난달 27일 신당역 추모공간을 찾은 한 시민이 홀로 추모글을 읽고 있다. 이한호 기자

신당역 추모공간을 찾는 이들의 공통점은 '각자' 왔다는 점이다. 특정 단체의 공식 방문도 없었고 애초에 셋 이상 무리를 지어 오는 경우도 없었다. 추모를 목적으로 이곳을 찾았다기보다는 지나던 중 이곳에 먼저 머물고 있던 이들에 눈길이 끌려 걸음을 멈춘 이들도 적지 않았다.

벽 앞에 말없이 서서 추모 메모를 읽던 대학생 정모(21)씨는 “사건 내용은 (기사 등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여길 직접 보니 (마음이) 더 무겁다”고 했다. 정씨를 비롯해 줄지어 고개를 숙이고 탄식하던 어르신 무리, 일행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동안 묵념하던 최모(29)씨는 "따로 시간을 내 추모하러 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저 이 특별한 공간, 분위기가 이끄는 대로 희생자의 넋을 기릴 뿐이었다.

각자 다른 세상을 살던 이들이 같은 공간에서 같은 글을 읽고, 같은 일에 대해 생각하며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 추모공간은 그런 곳이다.


편집자주

무심코 지나치다 눈에 띈 어떤 장면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사연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이 광경, '이한호의 시사잡경'이 생각할 거리를 담은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신당역 10번 출구 앞 야외 추모공간에 국화꽃이 놓여 있다. 이한호 기자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신당역 10번 출구 앞 야외 추모공간에 국화꽃이 놓여 있다. 이한호 기자


이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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