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전산장애 1136건, 피해액 268억
최근 5년 사이 증권사들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전산 장애가 16배 넘게 급증한 가운데 증권사들은 18조 원에 달하는 거래 수수료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35곳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벌어들인 증권거래 수수료는 총 17조8,998억 원이다. 지난해에만 5조2,542억 원을 거둬들였는데, 이는 2017년 2조5,833억 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
특히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의 거래 수수료가 8조9,360억 원으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이 2조2,16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 삼성증권(2조393억 원), NH투자증권(2조364억 원) 순이었다.
같은 기간 HTSㆍ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장애는 1,136건이나 발생했다. 2017년 50건에 불과했던 연간 장애 건수는 지난해엔 840건으로 16.8배나 뛰는 등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액도 268억 원으로 추산됐다. 증권사들이 천문학적 수익을 챙기면서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 개선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5년간 전산운영비에 투입된 금액은 4조8,992억 원으로 전체 거래 수수료 대비 27% 수준에 그쳤다. 특히 5대 증권사의 평균 전산운영비 비율은 이보다도 낮은 23%에 머물렀다. 통상 증권사 전산운영비는 인건비가 40~50%를 차지하는 만큼 전산 장비와 설비 등에 투자된 금액만 따지면 훨씬 적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양 의원은 “국내 증권사 이용자들은 퍼스트클래스 수수료를 부담하면서 최악의 대우를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증권사들이 단기간 수익에 눈이 멀어 고객을 위한 장기적 투자를 게을리한다면 언젠가 국내 고객을 외국계 증권사에 모두 빼앗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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