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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복구 포항제철소 부상 잇따라… 포스코는 "사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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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태풍 복구 포항제철소 부상 잇따라… 포스코는 "사고 없다"

입력
2022.09.28 15:00
수정
2022.09.2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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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50대 근로자 화상 입고
14일 30대 협력사 직원 화상
구급대 신고 않고 자가용 이송
포스코, 외부에는 "부상 없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17일 침수 피해를 입은 포항제철소 압연설비구역후판공장에서 지하설비 복구활동을 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제공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17일 침수 피해를 입은 포항제철소 압연설비구역후판공장에서 지하설비 복구활동을 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제공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가 발생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복구작업이 진행중인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근로자들의 부상이 잇따르고 있다. 포스코는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다친 근로자를 개인 차량에 태워 병원으로 옮긴 뒤 회사에 늑장 보고하는 등 현장에선 정상적인 응급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28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4일 오후 3시쯤 포항제철소 4선재공장에서 수해 복구작업에 투입된 협력업체 근로자 30대 A씨가 스팀 배관에서 바닥으로 흘러 나온 고온의 물에 미끄러져 화상을 입었다. A씨는 다리 등에 심한 화상을 입었지만, 제철소 내 전문 구급대원이 있는 안전방재팀에 알리지 않고 개인 차량으로 포항의 한 대형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A씨가 이송된 포항의 대형병원 의료진은 "상태가 심각해 여기서는 치료가 곤란하다"고 설명했고, A씨는 대구의 화상전문병원으로 다시 이송돼 피부이식수술을 받고 입원해 치료 중이다. 포스코 안전방재팀은 뒤늦게 이 사실을 확인한 뒤, A씨가 입원한 대구 병원을 찾아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제철소에서는 앞서 지난 11일에도 오전 9시 50분쯤 스테인리스 공장에서 태풍 피해 복구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 B씨가 팔 등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B씨는 공장 내 흙탕물을 퍼내기 위해 휘발유로 작동하는 양수기에 기름을 붓다가 과열된 엔진에서 난 불이 몸에 옮겨붙어 다쳤다. B씨는 포항의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화상 정도가 심해 대구의 화상전문병원으로 다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포스코는 근로자들의 부상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힌남노가 닥친 지난 6일부터 보도자료를 내 “조업 정상화와 함께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제철소에서 진흙을 퍼내는 사진과 함께 “직원들에게 ‘안전이 최우선임을 잊지 말고 작업하라’ 당부했다”고 전했다. 같은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2명이 포항 침수피해 점검반을 꾸려 포항제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공정품질부소장은 “복구작업을 하며 아직 부상 등의 사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잇따른 사고와 관련 포스코 직원들은 “사측이 조업 정상화에만 급급해 안전에 소홀하고 복구에 차질을 빚을까 봐 사고를 은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침수 때 화재가 난 열연공장 지하 전기실은 진흙 속에 전기선이 복잡하게 엉켜, 전남 광양제철소 직원들이 복구 작업을 도우러 왔다가 감전 위험에 망설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관계자는 “작은 부상이라도 곧바로 안전방재팀에 알려야 하는데 개인 자동차로 이송한 건 사전에 사측이 안전수칙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며 “밤낮없이 복구작업에 매진하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더는 다치지 않도록 임원들도 말로만 안전을 강조하지 말고 현장에 나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포스코 관계자는 “태풍 침수피해로 일부 전기가 복구되지 않아 통신기지국도 작동하지 않으면서 (사고)신고가 원활하지 않았다”며 “14일 선재공장 건은 직원들이 현장 앞에 자가용이 있어 바로 이동하면서 포스코119로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건 모두 고용노동부에 보고가 됐고, 포항제철소 안전방재그룹에도 신고가 됐다”며 “포스코는 작은 사고도 드러내고 위험을 개선할 수 있도록 사내 모든 사고를 포스코 119로 신고하도록 지속 교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항=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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