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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현대아울렛 소화전 작동 안 됐다"… 참사 원인 집중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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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현대아울렛 소화전 작동 안 됐다"… 참사 원인 집중 조사

입력
2022.09.28 04: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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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감식단은 발화지점 의심 트럭 주변 집중 감식
윤 대통령 현장 찾아 "재난관리 방식 원점 검토를"

27일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아울렛 화재 현장으로 합동 현장감식 조사원들이 진입하고 있다. 뉴스1

27일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아울렛 화재 현장으로 합동 현장감식 조사원들이 진입하고 있다. 뉴스1

사상자 8명이 발생한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당시 지하주차장 내 설치된 소화전에서 물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초기 진압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으로, 최신식 쇼핑몰에서 발생한 대형 참사의 원인을 밝혀줄 단서가 될지 주목된다.

2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전 현대아울렛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지하주차장 화재 현장으로 내려가 옥내 소화전에 수관을 연결했지만 고압으로 쏟아져야 할 물이 나오지 않았다.

현장 상황을 잘 아는 소방당국 관계자는 “소화전이 작동하지 않은 탓에 다시 지상으로 뛰어 올라와 수관을 소방차에 연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일정 규모 이상 시설에는 옥내 소화전이 의무적으로 설치된다. 해당 시설에서 진화 작전을 펼칠 경우 소방관들은 매뉴얼에 따라 옥내 소화전을 통해 화재진압에 필요한 물을 공급받는다. 소방설비 전문가들은 물이 나오지 않은 것을 두고, 공급 밸브가 잠겨 있거나 배관이나 펌프에 문제가 있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옥내 소화전이 작동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최돈묵 가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통상 스프링클러와 옥내 소화전은 물 공급 배관을 공유한다”며 “소화전에 문제가 있었다면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스프링클러와 소화전 작동 여부를 감식 과정에서 살펴볼 예정이다.

합동감식단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이날 감식에선 불꽃이 발생한 장소로 지목된 트럭 후면부 조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폐쇄회로(CC) TV에 차량 후미에서 불이 시작되는 모습이 찍혔고, 가까운 곳에 있던 적재물로 불이 옮겨붙는 모습까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량 배기구에 적재물이 닿아 화재가 발생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차량과 화물의 이격 거리를 감안하면, 열기 등으로 불이 났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감식단은 지게차를 이용해 전소 차량을 들어 올려 차량 아래에 타고 남은 재를 수거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김항수 대전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차량 뒤에서 배선도 일부 수거했다”며 “차량 내부에 결함이 있었는지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식단은 콘센트와 같은 전기 배선이나 시설물로 인한 발화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김 대장은 “차량 주변에는 콘센트가 보이지 않았으며, 불에 탄 화물차는 전기차가 아닌 내연기관 차량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합동감식에는 검찰과 경찰, 소방청과 국과수, 전기안전공사와 가스안전공사 등 6개 기관에서 40여 명이 참여했다.

화재 당시 지하주차장은 순식간에 연기로 가득 찼다. 지하로 진입하려던 차량 블랙박스 동영상을 보면, 주차장 안쪽에서 발생한 불로 연기가 지하 공간을 채우기까지 30초가 걸리지 않았다. 이를 두고 제연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주차장은 제연설비 설치 의무가 없다. 소방청 관계자는 “제연시설은 사람이 상주하는 곳에서 불이 났을 때 피난을 돕기 위해 설치된다”며 “비용이 많이 들어 창고, 공장, 주차장은 설치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화재 현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화재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소방당국 등 관계부처는 현재의 재난관리 방식을 원점에서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로 삼아 달라"고 당부했다.

대전= 최두선 기자
대전=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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