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MBC 자막은 창작... .한미 동맹관계 훼손"
野 "尹 대통령 막말 경위, 국회서 철저히 규명"
여야가 2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을 두고 거칠게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을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해당 발언을 최초 보도한 MBC와 민주당의 유착 의혹을 주장하는 등 공방 끝에 회의는 25분 만에 파행했다.
이수진(비례) 민주당 의원은 이날 "윤 대통령은 어제 해외 순방 중 일어난 욕설 막말 파문에 대해 '사실과 다른 보도'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언급했다"며 "적반하장, 후안무치라는 단어로도 부족한 파렴치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사과하고 책임자들이 책임지면 될 일을 전 국민 앞에서 부정하고 또 거짓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셀프 검증으로 어물쩍 넘어간다면 국회가 나서서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의 욕설 파문과 외교 참사에 대한 현안보고를 받을 수 있도록 이번 주 내 운영위 전체회의를 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당 박영순 의원도 "미국에 가서 막말을 하신 것도 진실이 무엇인지, 왜 그런 발언을 하게 됐는지 외교부 장관이나 대통령실 직원들은 무엇을 했는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는 과정에서도 얼마나 굴욕적이었는지 품격 없는 외교를 자초한 데 대해 엄격히 추궁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MBC를 겨냥해 윤 대통령 엄호에 나섰다.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은 MBC가 윤 대통령의 발언을 자막 처리하는 과정에서 괄호를 치고 '미국'을 삽입한 점을 언급하며 "뉴스에 자막을 달고 괄호 안에 미국을 넣는 것은 창작이지, 사실을 전하는 것이냐"며 "언론의 자유는 거짓말할 자유가 아닌 진실을 알리는 데 수반되는 과정의 자유인 것"이라고 역공했다. 그러면서 MBC 최초 보도 전 해당 사실을 인지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를 겨냥해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연상되는데 이건 2022년 한국판 마이너리티 리포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조은희 의원은 "MBC 보도는 (윤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을 괄호 쳐서 언급했다. 누가 봐도 한미동맹 관계를 훼손하고 조롱하는 듯한 뉘앙스"라며 "객관적 보도라면 국민이 판단해야 하는데 민주당의 행태에 대해 먼저 입장을 밝혀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양측의 공방이 계속되자 국회 운영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은 "이 정도 하고 끝내시라"며 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이 고성을 지르며 권 위원장에게 신상 발언을 요청하자 권 위원장은 개회한 지 25분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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