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4 프로 모델 판매 호조 덕
평균 판매가, 12월 944달러 될 듯
애플 매출 절반을 책임지는 아이폰의 평균 판매 가격이 4분기 사상 처음 9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달 공개한 '아이폰14 시리즈' 4개 제품 가운데, 고사양이자 고가인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 프로 맥스' 모델만 전작 대비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판매량을 확대하는 대신 비싼 제품을 더 많이 팔아 수익을 늘리려는 것으로, 이런 전략이 결과적으로 시장에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아이폰의 평균 판매 가격이 이달 사상 최고인 892달러(약 126만 원)를 기록하고, 12월에 다시 944달러(134만 원)로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까지 아이폰 평균 판매가 최고 기록은 지난해 4분기 기록한 873달러(124만원)였다. 불과 1년 만에 애플이 판 아이폰 한 대당 평균 가격이 10만 원가량 오른 셈이다.
애플은 아이폰14 시리즈에서 일반 모델(아이폰14·14 플러스)과 프로 모델 간 분명한 차등을 뒀다. 외관상으로만 봐도 일반 모델은 아이폰13 시리즈와 별 차이가 없는 반면, 프로와 프로 맥스 모델은 상단의 노치(움푹하게 팬 부분)가 사라져 디자인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또 스마트폰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도 두 모델에만 최신형(A16 바이오닉)이 탑재됐고, 후면 카메라 화소 역시 4,800만으로 향상됐다.
애플의 이 같은 '급나누기'는 아이폰14 시리즈 구매자들이 일반 모델보다 프로 모델을 선택하도록 이끌었다. 투자자문사 에버코어 ISI가 최근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프로 모델을 구입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이 넘는 56%를 차지했다. 지난해 조사에선 41%였다.
아이폰 판매가의 상승세는 '많이 파는' 것에서 '많이 남기는' 쪽으로 방향을 튼 애플의 전략이 시장에 먹혔다는 뜻이다. 애플은 매 분기 공개하던 아이폰 판매량을 2018년부터 발표하지 않고 있는데, 이때부터 판매량보다는 매출과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그다음 전략은 '애플의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게 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즉,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의 아이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아이클라우드(가상서버), 애플뮤직(음악 스트리밍), 애플티비(동영상 스트리밍) 등을 판매하는 것이다. 아이폰 같은 하드웨어만 파는 것보다 수익성이 클 뿐아니라 이용자들을 계속해서 묶어두는 효과도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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