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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이수만 없는 SM, 바라던 새 출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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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이수만 없는 SM, 바라던 새 출발 될까

입력
2022.09.2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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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는 최근 자신의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과 SM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싱 계약 조기 종료를 요청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는 최근 자신의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과 SM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싱 계약 조기 종료를 요청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이 창사 27년 만에 가장 큰 변화의 기점에 섰다. 최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과 SM의 프로듀싱 계약 조기 종료를 요청한 가운데 이에 대한 검토가 구체화 되면서다.

창립자이자 총괄 프로듀서로 오랜 시간 SM을 이끌어 온 이 총괄 프로듀서의 공백이 전망되는 가운데 SM 임직원은 물론 소속 아티스트들은 그의 계약 종료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중이다. 과연 SM의 미래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까.

이수만, SM 조기 계약 종료 사태 배경은

라이크기획을 둘러싼 불만은 수차례 SM 주주들 사이에서 불거져왔다. 1997년 이 총괄 프로듀서가 별도로 설립한 개인 회사인 라이크 기획이 SM에 프로듀서 용역, 자문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지난 20년간 수취해 간 수수료는 약 1천500억 원. 매 분기 상당 금액의 수수료가 라이크기획으로 빠져 나가며 회사 영업 실적이 훼손됨은 물론 이러한 거래 구조가 SM의 기업 가치를 깎아먹고 있다는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진 이유다.

특히 최근 몇 달간 SM의 지분 1.1%가량을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 자산운용 측이 이를 집요하게 지적하며 이 총괄 프로듀서의 심적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 이와 함께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얼라인파트너스를 위시한 SM 소액 주주들이 추천한 인사가 감사로 선임되는 이변까지 일어나며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이 총괄 프로듀서는 당초 내년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던 라이크기획의 계약을 1년 앞당긴 올해 말 조기 종료하고 싶다는 의사를 SM에 전달했다. SM의 정체성과도 같은 존재인 이 총괄 프로듀서가 SM을 떠날 수도 있다는 소식 속 K팝 업계의 충격은 상당했다.

물론 이 총괄 프로듀서의 진두지휘 하에 27년을 달려온 SM의 당혹감은 가장 컸다. SM 측은 이후 두 차례의 공식 입장문을 통해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조기 종료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힘과 동시에 이 총괄 프로듀서의 계약 종료 요청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그룹 NCT 127·소녀시대 윤아 등 소속 가수들 역시 간접적으로 이 총괄 프로듀서의 계약 종료에 대한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이 총괄 프로듀서는 계속되는 소액 주주들의 반발 속 라이크기획의 자발적 조기 계약 종료로 의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총괄 프로듀서가 조기 계약 종료를 요청했다는 점에서 올해 안에 계약이 해지될 가능성 역시 높게 점쳐진다.

이수만, SM 떠난다면...쏟아지는 우려

"올해가 가기 전 당사 경영진들이 향후 50년을 바라보는 전략을 세워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새로운 도약을 하기 바란다"는 이 총괄 프로듀서의 말을 토대로 추측해자면 이번 계약 조기 종료 이후 그가 SM에서 별도의 직책을 맡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결정이 SM에게 어떤 미래를 가져오게 될까. 물론 단기적으로는 라이크기획으로 빠져나가던 상당한 수수료를 절감하게 되면서 SM의 수익성 상승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소액 주주들이 가장 극심하게 반발했던 요소가 이에 대한 부분이었던 만큼 이 총괄 프로듀서에게 나가는 수수료를 둔 잡음 역시 사라질 전망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과연 이같은 선택이 SM에 긍정적 영향만을 가져올지는 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가장 큰 이유는 이 총괄 프로듀서가 SM의 창사 이래 K팝 시장을 선도하는 톱 아티스트들을 배출해 낸 것은 물론 이들을 아우르는 세계관 정립, 다양한 콘텐츠 기술과의 접목, 미래 산업 발굴 등을 주도하며 'SM 그 자체'를 이끌어왔던 인물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 총괄 프로듀서가 표면적으로 SM에서 맡은 일은 프로듀서 용역, 자문 제공일지언정 실제로는 회사 전반을 아우르는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맡아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의 공백은 SM의 기반을 흔들 만큼 상당한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핵심인 음악 프로듀싱 작업에서는 두말 할 나위 없이 확연한 공백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SM 소속 가수들은 이 총괄 프로듀서의 세밀한 디렉팅에 대한 리스펙을 공공연하게 언급해왔던 바, 여전히 그가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결과물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정도다.

이 총괄 프로듀서의 부재 이후 짊어지게 될 음악 콘텐츠적 리스크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되지 않은 듯한 결정에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그가 SM을 떠난다 할지언정 남아있는 SM의 인력들과 새롭게 SM을 이끌어 나갈 재원들이 새 미래를 구성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모든 발전 과정에 있어 일정 부분의 '오리지널리티' 계승은 필수적인 요소다. 과연 뿌리까지 흔들며 사업적 이익을 좇은 이번 판단이 어떤 미래를 불러오게 될지, 긴장감이 밀려온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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