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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크가 된 변호사 그녀, 몸과 법으로 악당 퇴치에 나서다

입력
2022.09.24 10: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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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변호사 쉬헐크'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제니퍼 월터스(왼쪽)는 원래 검사였다가 변호사로 일한다. 법정에서 헐크가 됐다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니 옷소매가 뜯어져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제니퍼 월터스(왼쪽)는 원래 검사였다가 변호사로 일한다. 법정에서 헐크가 됐다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니 옷소매가 뜯어져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 바로 보기 | 9부작(6부작 공개) | 12세 이상

제니퍼 월터스(타티애나 매슬러니)는 30대 초반 검사다. 눈에 띄는 일을 하나 대중의 시선을 받을 만한 인물은 아니다. 그의 사촌은 유별나다. 브루스 배너(마크 러팔로), 즉 헐크다. 슈퍼히어로 유명인사를 친척으로 둔 것 이외에 평범하게 살던 월터스의 삶은 돌변한다. 교통사고로 배너의 피가 몸에 들어가면서 월터스도 헐크가 된다.

①몸으로 말하는 헐크, 머리까지 쓰는 쉬헐크

월터스는 사고로 브루스 배너처럼 헐크가 되고, 배너에게 헐크를 통제하는 법을 배운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월터스는 사고로 브루스 배너처럼 헐크가 되고, 배너에게 헐크를 통제하는 법을 배운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헐크이긴 하나 진화했다. 배너가 오랜 시간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헐크를 통제할 수 있게 됐으나 월터스는 다르다. 좀 더 수월하게 헐크로 변했다가 평상시 모습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완력이 배너보다 더 세기도 하다. 더군다나 두뇌까지 갖췄다. 배너의 헐크가 통제되지 않는 물리력을 쓰는 반면, 월터스는 헐크로 변하고도 평소처럼 지능을 발휘한다.

하지만 월터스는 헐크로 변할 수 있는 자신이 싫다. 새로운 정체성을 받아들여야 하는 점이 못마땅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현실이 끔찍하다. 그는 그저 동년배처럼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 싶을 뿐이다.

②법정 드라마에 액션의 묘미 더해

월터스는 또래들처럼 일하고 연애하며 소소한 일상을 즐기고 싶으나 헐크가 된 후 평범한 삶을 살기 쉽지 않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월터스는 또래들처럼 일하고 연애하며 소소한 일상을 즐기고 싶으나 헐크가 된 후 평범한 삶을 살기 쉽지 않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월터스의 정체가 세상에 알려진다. 여자 헐크라는 의미를 지닌 ‘쉬헐크(She-Hulk)’라는 별칭이 붙기도 한다. 유명세는 혹독하다. 월터스는 검사 자리에서 쫓겨난다. 법무법인에 입사하나 대표는 초능력을 지닌 사람들과 관련된 일만 맡으라고 강권한다. 회사 홍보를 위해 헐크 모습으로 업무를 보라는 지침까지 내린다. 당장 갈 곳 없는 월터스는 대표의 지시를 받아들이나 헐크라는 정체성이 마냥 싫다.

드라마는 월터스가 맡게 된 각종 사건을 바탕으로 법정 이야기를 꾸린다. 월터스는 어보미네이션이라는 괴물로 변신할 수 있는 블로스키(팀 로스)의 가석방을 담당하기도 하고, 무분별한 마법 도용을 막고 싶어하는 마법사 웡(베네딕트 웡)의 사건을 맡기도 한다. 슈퍼히어로 상표권 등록 분쟁 업무 역시 월터스의 몫이다. 법정 드라마의 재미에 월터스가 가끔 근육을 쓰는 액션의 묘미가 더해진다.

③할리우드답지 않은 CG는 허점

'변호사 쉬헐크'는 할리우드 콘텐츠가 맞나 싶게 조잡한 컴퓨터그래픽을 보여준다. 월트디즈니컴퍼티 코리아 제공

'변호사 쉬헐크'는 할리우드 콘텐츠가 맞나 싶게 조잡한 컴퓨터그래픽을 보여준다. 월트디즈니컴퍼티 코리아 제공

기존 헐크에 대적할 만한 여자 헐크라는 존재가 눈길을 끌 만하다. 괴력에만 의존하는 배너의 헐크와 달리 머리까지 쓰는 쉬헐크의 면모가 흥미롭기도 하다. 매회 다른 사건으로 다른 이야기를 전개해 잔재미가 꽤 있다. 데이팅 앱에서 인기가 없던 월터스가 쉬헐크로 등록한 후 뭇 남자들의 추파를 받는 대목처럼 아이러니가 깃든 유머가 제법 재치 있다.

볼거리를 여럿 갖췄으나 치명적인 허점을 지녔다. 할리우드답지 않은 컴퓨터그래픽(CG)은 보는 내내 눈에 거슬린다. 특히 쉬헐크의 모습을 묘사한 CG는 조잡해 보인다.

뷰+포인트

9부작으로 만들어졌고, 매주 1부씩 공개된다. 지난달 18일 첫 선을 보인 후 이번 주까지 6부가 나왔다. 매회 당 분량은 30분 안팎으로 짧은 편이다. 법정 드라마 요소가 강하나 정교한 법리를 바탕으로 한 치열한 법정 공방이 그려지진 않는다. 가볍게 보기에 좋은 길이에다 적당히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길이가 좀 짧다 보니 이야기를 서둘러 마치는 듯한 느낌이 매회 강하다. 일상을 즐기고 싶은 슈퍼히어로의 애환을 녹여내 재미를 자아내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7%, 시청자 38%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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