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사진 자랑하듯 SNS에 게시
신고하자 문자메시지로 협박도
경북 포항의 폐양식장에서 고양이가 갇혀서 헤매고 있다.(왼쪽) 폐양식장은 3m가량의 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고양이들이 자력으로 탈출하기는 어려웠다.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폐양식장에 길고양이 10여 마리를 가두고 잔인하게 죽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고양이 학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는, 게시물을 보고 경찰에 신고한 사람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보복협박 혐의도 인정됐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제1형사부(부장 권순향)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28)에게 징역 1년 4개월에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1월부터 3월까지 포항의 한 폐양식장에서 길고양이 10여 마리를 가두고 학대하거나 죽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고양이를 쉽게 잡기 위해 포획틀을 사용하기도 했다.
A씨는 고양이를 학대하고 잔인하게 죽이고는 스스로 SNS에 자랑하듯 사진을 올려 사회적 공분을 샀다. 동물보호단체도 SNS에 게시된 사진을 보고 폐양식장을 직접 찾아 심하게 훼손된 고양이 사체를 확인했다. 자신을 동물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사람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협박하기도 했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며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과 피고인 행동 등을 보면 사물 변별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며 “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겠다고 한 점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권행동 카라'는 재판 직후 포항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형량의 절반도 안 돼 아쉽지만 실형이 나온 건 다행"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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