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보증기관 3곳, 막대한 손해 보며 전세금 5,549억 원 물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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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올 보증기관 3곳, 막대한 손해 보며 전세금 5,549억 원 물어줬다

입력
2022.09.21 04:30
수정
2022.09.2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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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기관 3사 올 1~7월 대위변제 규모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의 70% 수준 넘어
보증 3사 전세보증 잔액 330조, 폭탄 우려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전세 사고가 급증하면서 올 1~7월 보증기관 3곳이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물어 준 전세금이 5,500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면 올 연말엔 사상 최고인 1조 원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증기관 손해율도 치솟는 추세라 전세보증제도를 둘러싸고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다.

보증 3사 대위변제, 눈덩이처럼 불어나

서울에서 아파트는 영등포구 영등포동1가, 연립·다세대주택은 강서구 등촌동의 전세가율이 10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20일 한국일보가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허그), 주택금융공사(주금공), SGI서울보증 3곳이 올해 1~7월 세입자에게 대신 돌려준 전세보증금(대위변제) 액수는 5,549억 원에 달했다. 공공 보증기관인 허그와 주금공의 대위변제 규모는 각각 3,510억 원과 1,727억 원이었고 민간 기관인 서울보증이 312억 원 수준이었다.

이들 기관이 취급하고 있는 전세금반환보증 상품은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했을 때 보증기관이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물어 주는 상품(2013년 9월 출시)이다. 보증기관은 추후 집주인에게 구상권(상환 요구)을 행사해 떼인 전세금을 회수한다.

이들 기관의 올 1~7월 대위변제 규모는 역대 최대를 찍었던 지난해(7,676억 원)의 72% 수준이다. 전세 사기가 판을 치고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전셋값이 매맷값에 육박하는 깡통 전세가 급증하자, 대위변제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지난달 전세금을 떼인 세입자가 보증기관에 보증금을 대신 돌려달라고 청구한 금액이 월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를 고려하면 보증 3사의 올해 대위변제 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훌쩍 넘어 1조 원에 다다를 것이란 비관론이 나온다.

막대한 손해 감수…보증제도의 역효과

서울 강서구의 한 신축 빌라 모습. 뉴시스.

결국 이 돈은 국민 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 허그가 전세보증 상품을 취급하면서 올해 1~7월에 입은 손해율은 무려 464%에 이른다. 이 기간 허그의 보증료 수익과 채권회수 금액은 1,640억 원에 불과한데, 같은 기간 세입자에게 대신 물어준 돈은 배 이상인 3,510억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허그는 지난해 손해율이 899%에 달하는 등 2019년부터 매년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 SGI서울보증도 지난해(387%)에 이어 올해(1~7월)도 240%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한 보증기관 관계자는 "보증료 수익은 적고 악성 집주인에게 돈을 회수하는 것은 쉽지 않아 구조적으로 손해율이 가파를 수밖에 없다"며 "내부에서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수년간 전세보증을 악용한 전세 사기가 급증했고, 정부가 방지 대책으로 보증 활성화에 매달리면서 현재 3사의 전세보증 잔액만 330조 원에 이른다. 전세 사고가 잇따르면 그야말로 보증기관이 직격탄을 맞는 구조다.

더구나 빌라 전세 사기 등이 횡행하면서 세입자로선 무조건 전세보증에 가입해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상황이라 전세 거래를 유지하는 데 적잖은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전세보증 활성화 정책이 낳은 역효과다. 박재호 의원은 "보증을 이용한 전세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증기관들이 보증심사를 더 깐깐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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