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만나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55분간 만났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성사된 것으로, 두 장관의 만남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 개최 조율 가능성이 주목됐지만 두 장관은 모두 말을 아꼈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회동에서 과거사 현안과 관련, 바람직한 해결방안을 조속히 도출하기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여기서 언급된 과거사 현안은 강제동원 피해 배상 문제를 의미한다. 2018년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도 일본 전범기업들이 이행을 거부하자, 피해자들은 이들 기업의 국내 자산 강제매각(현금화) 신청에 나섰다. 대법원의 현금화 결정이 일단 미뤄지면서 정부는 그 안에 해법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장관은 이날 강제동원 피해자를 직접 만나 들은 이야기와 그간 해법 마련을 위해 구성된 민관협의회의 4차례 회의 내용도 하야시 장관과 공유했다. 다만 이번에도 일본 측의 직접적 반응은 없었다.
윤 대통령이 앞서 18일 미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강조한 ‘그랜드 바겐’(일괄타결)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랜드 바겐은 과거사, 경제, 안보 등 양국의 모든 의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포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방식이다.
최대 관심은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일정상회담이 열릴지에 쏠렸다. 외교장관이 만난다는 건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사실상 마지막 조율 절차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장관은 회담 직후 취재진의 관련 질의에 즉답을 피했다. 대신 “여러 좋은 이야기를 했고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양측이 진정성을 갖고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만 언급했다. 일본 TBS방송에 따르면 하야시 장관은 한일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유엔총회 계기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일본 언론들은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회담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며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 소송 문제에 진전 없이 정상회담에 응하는 것에 신중하다”고 뉘앙스가 다른 내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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