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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빅마우스'] 아쉬운 결말…그럼에도 남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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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빅마우스'] 아쉬운 결말…그럼에도 남은 것

입력
2022.09.1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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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로 시작한 '빅마우스', 13%로 종영
이종석·임윤아의 호연이 흥행 주 비결로 손꼽혀

'빅마우스'는 승률 10%의 생계형 변호사가 우연히 맡게 된 살인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희대의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Big Mouse)가 되어 살아남기 위해 특권층의 민낯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다. MBC '빅마우스' 영상 캡처

'빅마우스'는 승률 10%의 생계형 변호사가 우연히 맡게 된 살인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희대의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Big Mouse)가 되어 살아남기 위해 특권층의 민낯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다. MBC '빅마우스' 영상 캡처

'빅마우스'가 많은 것들을 남기고 종영했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 이종석은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임윤아 역시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시키면서 연기자로서의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지난 17일 MBC '빅마우스' 마지막 회가 전파를 탔다. '빅마우스'는 승률 10%의 생계형 변호사가 우연히 맡게 된 살인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희대의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Big Mouse)가 되어 살아남기 위해 특권층의 민낯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다.

이날 방송에서 박창호(이종석)과 고미호(임윤아)는 빌런인 최도하(김주헌)를 제거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구천 시장 출마 토론 방송에서 박창호는 50억 뇌물을 받았다는 거짓 증언으로 위기에 몰릴 뻔했지만 고미호가 직접 등장해 자신이 엔케이 화학의 방사능 피해자라고 증언하면서 판도가 뒤집혔다. 자신이 림프종 말기 환자라고 고백한 고미호는 엔케이화학이 방사능 폐수를 몰래 배출시켰다고 폭로했다.

여기에 최도하 고발 영상까지 공개되면서 박창호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끝내 최도하가 시장 자리를 차지했다. 고미호는 투병 중 점점 쇠약해졌고 박창호의 승리를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아야 했다. 서로를 위해 여기까지 와야 했던 두 부부는 그렇게 이별했다. 박창호는 고미호의 죽음에서 눈물을 흘리지 못할 만큼 참담한 심정을 느꼈고 최도하를 향한 복수를 다시 시작했다.

고미호의 장례를 마친 박창호는 최도하가 자주 찾는 수영장을 찾아갔다. 여전히 악행을 멈추지 않았던 최도하에게 박창호는 "내가 빅마우스다"라고 밝혔다. 그 순간 최도하는 피를 토했다. 박창호가 미리 수영장에 오염수를 가득 채워놨던 것이다. 최도하는 자신의 행동을 돌려받아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이후 박창호는 고미호의 "좋은 빅마우스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유언 같은 말을 떠올리면서 새로운 삶을 다짐했다.

6%로 시작한 1회, 최종 13%로 끝나며 흥행 입증

"가문을 일으켜보고 싶다"던 패소 전문 변호사 박창호가 흑화하고 복수를 향해 걸어가는 과정은 어두웠지만 지루하지 않았다. 감옥부터 정신병원까지 다양한 곳을 배경 삼아 박창호의 내면 심리가 흡입력 있게 그려졌고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박창호를 응원하게 됐다. 흙수저에서 천재 사기꾼이 되는 모습이 자칫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었지만 이종석이라는 영리한 배우가 빈틈을 빠짐없이 채웠고 입소문이 본격적으로 나기 시작했다. 이종석은 작품을 잘 고르는 배우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작품 역시 그가 복귀작으로 선택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연기와 대중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연기를 동시에 해내면서 또 다시 흥행 배우로 입지를 다지게 됐다.

지난 7월 '빅마우스'가 등장하던 시점은 장르물들이 변변히 힘을 쓰지 못했던 시기였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압도적인 신드롬 파워 속에서 '닥터 로이어' '아다마스' 등 비리와 음모를 쫓는 주인공들이 각광받지 못했다. 이때 '빅마우스'는 장르적 색채를 고수하면서도 빠른 스토리라인과 연출력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빅마우스'는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6.2%로 시작했다가 6회부터 10%대에 진입했다. 최근 드라마들이 시청률 두 자릿수를 '마의 벽'처럼 느끼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괄목할 성적이다.

고미호의 암 투병 끝 사망…결말 반응은?

다만 결말에 대한 반응은 나뉜다. 일부 시청자들은 끝까지 부패에 맞서고 남편을 지키려고 했던 고미호의 죽음이 납득가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임윤아가 맡은 고미호는 1회부터 15회까지 줄곧 자신의 목소리를 내왔다. 그간 수많은 작품들에서 남편이 누명을 쓰고 입건된 후 아내들은 집에서 눈물짓고 돌아오길 기다렸다. 이와 반대로 고미호는 고미호는 남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병원과 교도소를 오가면서 발로 뛰었다.

스스로 범죄의 온상을 쫓는 아내의 역할이 신선함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회 남편의 처절함을 강조해주기 위한 수단인지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죽었다는 설정이 시청자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이종석과 임윤아가 서로를 사랑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덕분에 시청자들은 해피엔딩을 원했다.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 이야기가 사랑 받는 이유는 다윗이 마침내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극중 박창호는 진정한 빅마우스가 됐지만 '빅마우스'는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 없다. 시청자들이 또 다른 주인공을 잃으면서 박창호의 승리라고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권선징악식 결말에서 오는 짜릿함이 감소되면서 작품 전체에 대한 아쉬움이 커졌다. 극 말미 좋은 빅마우스가 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 박창호의 다음 이야기, 즉 시즌2를 만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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