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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회사 풍토…드라마 속 상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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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회사 풍토…드라마 속 상사들

입력
2022.09.1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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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오피스 드라마들의 존재감
'유니콘 상사'부터 이상 좇는 스타트업 대표 등, 리얼리즘 가미

'유니콘'은 은은하게 돌아있는 맥콤의 CEO 스티브(신하균)와 크루들의 대혼돈 K-스타트업 분투기로 쿠팡플레이가 야심차게 준비한 시트콤이다. 쿠팡플레이 제공

'유니콘'은 은은하게 돌아있는 맥콤의 CEO 스티브(신하균)와 크루들의 대혼돈 K-스타트업 분투기로 쿠팡플레이가 야심차게 준비한 시트콤이다. 쿠팡플레이 제공

과거 드라마 '미생'의 인기 비결은 단연코 고증에서 나오는 울림과 감동이다. 극중 현실에 있을 법한 빌런들이 보는 이들의 울화를 자아냈고 신입사원 장그래가 겪는 고충들은 공감대를 자아냈다. 물론 장그래처럼 좋은 상사를 만날 확률은 매우 적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생'을 판타지라고 부르기도 했다. '미생'으로부터 8년이 흐른 지금, 콘텐츠 속 직장 문화는 얼마나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지난달 종영한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후배를 사랑하는 참된 멘토 정명석(강기영) 캐릭터가 큰 호응을 이끌었다. 신입 변호사들을 이끄는 과정에서 때로는 다정하게, 때로는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는 상사를 두고 많은 이들이 뭉클함을 느꼈다.

이달 공개된 쿠팡플레이 '유니콘'의 고증도 흥미롭다. '유니콘'은 은은하게 돌아있는 맥콤의 CEO 스티브(신하균)와 크루들의 대혼돈 K-스타트업 분투기로 쿠팡플레이가 야심차게 준비한 시트콤이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 있는 스타트업의 세계를 코믹하면서도 사실성 있게 표현했다. 이상을 외치는 스타트업 CEO와 영혼마저 갈리는 부하 직원, 여러 고충 속 이러나저러나 굴러가는 스타트업, 혹은 중소기업의 하루들이 K-직장인들에게 소소한 웃음과 위로를 선사하는 중이다. 대본을 집필한 유병재는 국내 오피스 코미디를 세련되게 만들고 싶었다는 포부를 드러냈고 실제로 현실성과 유쾌함 모두 잡았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젊은 창업자들과 유니콘 기업들이 크게 각광받으면서 그들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새로운 사내 문화로 자리를 잡았는데 혁신적인 것처럼 보이는 비효율적 구조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자아낸 바 있다. 가령 '유니콘'에서 맥콤 CEO 스티브(신하균)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지만 정작 선택에 있어서는 강압적인 상사의 권력을 휘두른다. 맥콤 내 회의가 시간 낭비를 줄이자는 의미에서 전원 기립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겉으로는 그럴싸하지만 사실상 큰 효과는 없다.

기존 오피스 드라마가 상명하복을 중심으로 흘러가는데 스티브가 벌려 놓은 일을 뒷수습하는 맥콤의 유일한 기둥 애슐리(원진아)의 활약상이 기대 이상의 유머를 내포한다. 이러한 장면들이 '유니콘'만의 고유 매력이고 또 시대상을 반영한 블랙 코미디다.

'유니콘'이 스타트업의 명과 암을 코믹하게 그렸다면 왓챠 '좋좋소' 속 중소 기업의 현실도 높은 사실성으로 주목받았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사이에 있는 중소기업의 병폐를 정확하게 꼬집으면서 하이퍼 리얼리즘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 리얼리즘은 유튜버 곽튜브의 실제 사연을 각색하면서 자연스럽게 연출됐다. 고증 덕분일까. '좋좋소'는 칸 국제시리즈 페스티벌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앞서 예시로 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부터 '유니콘' '좋좋소'의 공통점은 청년 세대로부터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사회에서 좋은 멘토 없이 홀로 일어서야 하는 청년 세대의 니즈를 잘 헤아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우리 사회에서 청년들이 좋은 이야기들로 작은 위안을 받아 더 좋은 미래를 만들길 염원한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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