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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남' 실제 교도소에서 촬영..."환호성과 욕설, 살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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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남' 실제 교도소에서 촬영..."환호성과 욕설, 살벌했다"

입력
2022.09.15 16:07
수정
2022.09.15 16: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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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남 '강인구' 역 하정우
"마약 글로벌한 소재지만, 홍어 목사 유도 등 독특하고 재미있는 지점"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으로 2년 만에 복귀한 배우 하정우. 그를 "가장 많이 찍어 본" 윤종빈 감독과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으로 2년 만에 복귀한 배우 하정우. 그를 "가장 많이 찍어 본" 윤종빈 감독과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의 '강인구'는 상반된 두 얼굴을 지녔다. 전셋값과 자녀 성적을 걱정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적당히 위법도 저지르는 전형적인 소시민의 얼굴. 또 하나는 위험을 무릅쓰고 국정원과 마약 조직이 대립하는 거대한 판 속으로 뛰어드는 비범한 얼굴. 이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건 온전히 배우, 하정우(44)의 몫이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전직 형사나 전직 특수부대 대원도 아닌데 아무리 유도를 했다고 해도 일반 수산업자가 카체이싱을 하니까 저 역시도 연기를 하면서 강인구의 능력에 대해 엄청난 궁금증에 부딪혔다"고 털어놨다. 그는 "하지만 영화적 캐릭터의 허용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무책임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래도 영화가 리듬감 있게 흘러가는 것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성공으로, 한국 콘텐츠의 흥행 판단 지표는 더 이상 국내에 한정되지 않는다. '수리남' 공개 전부터 마약왕을 소재로 한 또 다른 넷플릭스 시리즈 '나르코스'를 뛰어넘을 작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 이유다. 배우와 제작진에겐 기회이자 부담이다.

하정우는 "마약은 글로벌한 소재지만 (드라마 속) 홍어, 목사, 유도 같은 문화는 (해외 시청자가) 로컬하게, 다르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인이 중남미 국가에 들어가서 엄청난 패밀리 비즈니스인 마약 사업에 성공하고, 또 수산업자가 얼렁뚱땅 거기에 언더커버로 들어간다는 설정 자체가 다른 나라 시청자들이 봤을 때 독특하고 재미있는 지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배우 하정우는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에서 소시민이자 극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위험을 무릅쓰는 '강인구'의 상반된 모습을 설득력 있게 연기한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하정우는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에서 소시민이자 극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위험을 무릅쓰는 '강인구'의 상반된 모습을 설득력 있게 연기한다. 넷플릭스 제공

인터뷰 당일은 마침 에미상의 낭보가 전해진 날이었다. 하정우는 "'오징어 게임' 같은 그런 영광을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며 "오늘 여기 오면서 기사 속 (이)정재 형이나 황 감독님 사진에 저희 팀의 얼굴을 겹쳐 봤다"고 웃었다.

'수리남'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다. 하정우가 8년 전, 영화사를 떠돌던 15페이지 분량의 시놉시스를 먼저 접하고 윤종빈 감독에게 전달했다. 윤 감독이 처음엔 "영화로 만들기에 길다"며 거절했으나 몇 년 뒤 "시리즈로 만들면 가능하겠다"고 마음을 돌려 작업이 시작됐다. 둘은 윤 감독의 중앙대 영화학과 졸업 작품인 2005년 '용서받지 못한 자' 때부터 호흡을 맞췄다.

"윤종빈 감독은 누구보다도 저를 많이 찍어본 사람이고 제 찐웃음, 진짜 빡친 표정, 이런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면 당장 '형, 이거 어색한데' 이래요. 지문과 대사도 리얼하게 나오게끔 잘 써주는 반면에 제 진짜 모습을 알기 때문에 기준이 너무 높아서 생기는 고충도 있죠."

외국을 배경으로 한 마약왕 이야기인 만큼, 촬영 장소부터 예사롭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극중 강인구가 수감됐던 교도소는 도미니카공화국의 실제 교도소에서 찍었다. 해당 교도소의 재소자 중 모범수 수백 명도 동원됐다. 하정우는 "교도소 안으로 들어갈 때 양쪽에서 환호성과 욕설이 들리는데, 진짜 살벌했다. 고개를 돌릴 수 없을 정도로 기운 자체가 달랐다"고 회상했다.

'수리남'은 하정우가 프로포폴 불법 투약으로 물의를 일으킨 뒤 2년 만의 복귀작이다. 그는 지난해 벌금 3,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인터뷰 시작 전 그는 "많은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배우 하정우를 떠나서 김성훈이라는 사람으로 반성의 시간을 보냈다. 계속 걷고 성경을 필사하면서 제 자신을 되돌아봤다"고 심경을 전했다.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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