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회장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직원들, 냉정하게 상황 봐주길 기대"
대우조선 처리엔 "빠른 매각이 중요"
반도체 산업에 5년간 30조 지원 구상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본점 부산 이전 등과 관련한 현안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100일을 맞은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본점의 부산 이전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는 "빠른 매각이 중요하다"고 못 박았다.
강 회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최대 현안은 단연 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 강 회장도 “본점 부산 이전에 대해 직원들과 공감대를 이루는 것과 대우조선해양 처리가 최우선 과제”라고 꼽았다. 건물 7층 대회의실에서 1시간가량 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1층 로비에선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노조의 시위가 이어졌다.
강 회장은 강행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미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로 선정된 만큼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이유다. 그는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질 때까지 직원들과 깊이 토론하겠다”면서도 “정부가 결정한 사안을 거부할 수 있을지 보다 냉정하게 현 상황을 봐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회견 말미에는 “윤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도 확약한 사안”이라며 “아무리 (산은)회장이라도 국가 최고 책임자들이 정한 것을 뒤집을 순 없다는 점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본격적인 이전 작업 전이라도 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의 경제 부흥을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강 회장은 “부ㆍ울ㆍ경 영업조직을 확대하고, 영업 자산을 배분해 지역 산업에 기여하는 방안을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력 엑소더스’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에 “은행의 경쟁력을 잠식할 정도의 많은 수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부산 이전이 본격화하면 이런 움직임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직원들의 주거ㆍ교육 문제, 부산과 서울의 인력 비율 조정 등을 각별히 신경 쓰겠다”고 부연했다.
14일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직원들이 산업은행의 지방 이전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대우조선의 처리 방향에 대해 강 회장은 “근본적으로 산은이 대주주로 있는 시스템은 이제 효용성이 다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개발(R&D) 강화와 경영 효율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최근 마무리된 경영컨설팅 결과”라며 조속한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어떤 방식이든 빠른 매각이 중요하다”며 분리매각 가능성도 열어놨고, 매각 가격은 “유연하게 생각하면서 빨리 진행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1%포인트를 책임지는 산업은행이 되고자 한다”면서 산은의 역할 재정립을 강조했다. 그는 “초격차 첨단전략 산업을 지원하는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며 “1호 프로젝트로 반도체 산업에 향후 5년간 30조 원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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