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아닌 욕설' 녹음 파일 증거 능력 인정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원심 유지
아동 학대. 게티이미지뱅크
자녀의 머리채를 잡고, 화장실에 가두거나 집밖으로 내쫓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친모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울산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황운서)는 자녀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경남 양산의 자택에서 당시 7세와 4세인 두 딸이 싸웠다는 이유로 둘의 머리채를 잡고 집밖으로 내쫓았다. 또 첫째 딸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친구와 놀다왔다며 10분간 불 꺼진 화장실에 가뒀다. A씨는 둘째 딸의 입에 공구를 갖다 대고 “이빨을 확 다 빼버린다”고 위협하고, 자녀들 앞에서 식탁 의자를 바닥에 집어던지는 등 상습적으로 자녀들을 학대했다. 이런 사실은 남편이 A씨의 욕설이 담긴 녹음 파일을 수사기관에 제출하면서 드러났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자, “훈육 과정에서 화를 참지 못해 다소 과격한 표현을 사용했을 뿐 신체적·정서적 학대 사실은 없다”며 항소했다. 녹음파일에 대해서도 “남편이 동의 없이 자신과 자녀들 간 ‘대화’를 녹음해 제출했기 때문에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법적 증거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녹음파일이 법에서 보호하는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욕설이기 때문에 증거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들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상당히 일관돼 신빙성이 있다"며 “진술 분석 전문가의 의견과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의 범죄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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