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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젊은이도 과음하면… '돌연사 주범' 심방세동 위험

입력
2022.09.08 17:09
수정
2022.09.0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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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28잔 이상 마시면 심방세동 위험 47% 증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2030 젊은이도 술을 과음하면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心房細動)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4년 간 술 종류에 관계없이 매주 28잔 이상 과한 음주를 지속한 2030 젊은이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심방세동에 걸릴 위험이 47% 정도 높았다.

최의근ㆍ이소령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한민주 임상강사)과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39세 153만7,836명을 대상으로 누적 음주량과 심방세동 위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다.

'돌연사 주범'으로 불리는 심방세동(心房細動ㆍatrial fibrillation)은 심장 심방(心房ㆍatrium)에서 발생하는 빠른 맥박 형태로 불규칙한 맥박을 일으키는 부정맥(不整脈ㆍarrhythmia) 질환이다.

주증상은 두근거림, 흉부 불편감을 호소하며 심하면 어지러움과 호흡곤란을 동반한다. 증상이 심해 심방 내 혈전이 생겨 뇌혈관이나 콩팥 혈관 등을 막으면 뇌졸중과 혈전색전증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방세동은 고령인의 10% 정도에서 발생하고 젊은이에게는 드물게 발병한다. 그러나 젊은이에게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항부정맥제와 전극도자절제술을 포함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률이 50%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뇌졸중ㆍ심부전 등 여러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는 부정맥 질환인 만큼 젊은 성인에서도 심방세동 위험 인자 파악과 적극적인 예방은 매우 중요하다.

음주는 교감신경 항진 및 아드레날린 과분비, 심장 내 전기신호 전도계 변화 등 다양한 메커니즘에 의해 심방세동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이에 연구팀은 젊은 성인의 습관성 음주와 심방세동 위험과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젊은 성인의 과음은 심각한 사회 문제이지만 이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관련 연구는 지금껏 없었다.

연구팀은 2009~2012년 매년 4회에 걸쳐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의 젊은 성인 153만7,836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각 해의 음주량에 따라 △비음주 △경도 음주(주당 105g 미만, 14잔 미만) △중등도 음주(주당 105~210g, 14~28잔) △중증 음주(주당 210g 초과, 28잔 초과)으로 나눠, 4년 동안 누적 음주량을 점수화했다.

술 종류와 관계없이 1잔의 알코올 함량은 7.5g으로 정의했다. 이후 평균 6년 간 이들의 심방세동 발생을 추적했다.

그 결과, 4년 간 중등도 이상(주당 105g 이상, 14잔 이상)의 음주를 지속한 사람의 경우 비음주자 및 경도 음주자보다 심방세동 위험이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년 연속 중증(주당 210g 초과, 28잔 초과) 음주를 지속한 사람의 경우 비음주자 대비 심방세동 위험이 47% 더 높았다.

이전에도 음주와 심방세동 연관성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있었지만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음주가 심방세동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처음이다.

최의근 교수는 “이번 연구로 젊은 성인도 중등도 이상 음주를 지속하면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며 “이 결과를 토대로 젊은 성인에게 금주 및 절주를 확실히 권할 수 있는 새로운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했다”고 했다.

이소령 교수는 “젊은 성인은 음주 부작용으로 심방세동이라는 생소한 부정맥을 떠올리지는 않는다”며 “심방세동은 한 번 발병하면 치료가 쉽지 않고, 특히 젊은 환자는 뇌졸중ㆍ심부전 등 합병증 발병 위험을 긴 여생 동안 안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로 심방세동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JAMA Network Open(IF 13.37)’ 9월 호에 실렸다. 또한 지난해 11월 미국 심장학회 뉴스(American Heart Association News)에서 주목하여 기사로 다룬 바 있다.

[왼쪽 그래프] 4년 간 알코올 부담(중등도 이상 음주한 횟수)이 4인군(4년 내내 중등도 이상 음주 군)의 경우 알코올 부담이 0인군(대조군)보다 위험비가 25% 증가했다. [오른쪽 그래프 설명] 비음주에 0점, 경도 음주에 1점, 중등도 음주에 2점, 중증 음주에 3점을 부여하여 4년간 누적 알코올 섭취량을 계산했다.(점수 범위 0~12). 4년 간 누적 알코올 섭취량이 0에 해당하는 비음주자(대조군)보다 최다점군(12점에 해당, 4년 간 중증 음주를 지속한 군)에서 위험비가 47% 증가했다.

[왼쪽 그래프] 4년 간 알코올 부담(중등도 이상 음주한 횟수)이 4인군(4년 내내 중등도 이상 음주 군)의 경우 알코올 부담이 0인군(대조군)보다 위험비가 25% 증가했다. [오른쪽 그래프 설명] 비음주에 0점, 경도 음주에 1점, 중등도 음주에 2점, 중증 음주에 3점을 부여하여 4년간 누적 알코올 섭취량을 계산했다.(점수 범위 0~12). 4년 간 누적 알코올 섭취량이 0에 해당하는 비음주자(대조군)보다 최다점군(12점에 해당, 4년 간 중증 음주를 지속한 군)에서 위험비가 47% 증가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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