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파, 8일 오전 9시 오키나와 해상에서 발달
수치모델마다 경로 달라...중부지방 관통 가능성도
경로·강도 변동성 커...지속적 관찰·분석 필요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인 8일 제12호 태풍 '무이파'가 발생했다. 무이파는 대만을 향해 북서진한 뒤 힌남노처럼 방향을 틀어 한반도로 향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힌남노가 할퀸 상처가 아물지 않은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쯤 일본 오키나와 남남동쪽 1,200㎞ 부근 해상에서 제12호 태풍 무이파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무이파는 마카오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으로, 매화라는 뜻이다. 대만 동쪽 해역을 향해 북서진하고 있는 이 태풍은 9일 오전 9시쯤 강도를 '중'(최대풍속 초당 25~32m)으로 높인 뒤 10일에는 '강'(최대풍속 초당 33~43m)까지 몸집을 불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우리나라를 통과하거나 접근할 가능성이다. 기상청이 내놓은 예보를 보면 무이파는 세력을 크게 키운 뒤에도 북서진하다가 11일쯤 대만 동쪽 해상에 이른다. 이후 서쪽으로 가던 발걸음을 늦추고 우리나라 방향으로 경로를 틀고 북진할 것으로 보인다.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기상상황을 예측하는 수치예보모델들은 각기 다른 예측을 내놓고 있다. 영국기상청통합모델(UM)은 무이파가 우리나라 쪽으로 방향을 바꾼 뒤 제주도 남쪽 해상까지만 도달할 것으로 본 반면, 유럽중기예보센터 모델(ECMWF)은 서해상으로 진입해 경기 북부나 북한 황해도 남부를 뚫고 지나갈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은 무이파가 대만 쪽으로 더욱 진출한 뒤 우리나라 인근에 도달하기 전에 힘을 잃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치모델상 예상 경로는 시시각각 변동돼 지속적인 관찰과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수치예보모델은 정답이 아니고 지금 상황에서는 (우리나라로 진출할) 개연성이 있다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면서 "힌남노도 초기에는 중부지방을 지날 것으로 예측됐지만 경남을 통과했던 만큼 이번에도 무이파가 대만 해상에서 어떻게 방향을 트는지에 따라 경로가 확실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이파가 어느 정도 강도로 우리나라에 접근할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다만 힌남노가 지난 길을 따라간다면 힌남노의 위력에는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힌남노가 바닷물을 뒤섞어 해수면 온도가 다소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태풍은 해수면 온도가 높은 지역을 지나야 세를 불리거나 유지될 수 있다. 우 분석관은 "경로를 틀면 또 다른 태풍 피해 지역이 나올 수 있다"며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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