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추석 가정폭력상담 하루 평균 285건
지속되던 가정폭력이 명절 계기로 분출되기도
1366 통해 쉼터 대피+가족 상담도 가능
#첫째 며느리로 20년 넘게 차례상 차림을 도맡은 A씨에게 지난해 추석 연휴는 '잊고 싶은 5일'이었다. 시어머니마저 추석을 앞두고 사망하면서 차례를 어떻게 지내느냐가 문제가 됐다. "왜 나만 상을 준비해야 하냐"는 A씨의 하소연에 남편은 언성부터 높였다. 전부터 때때로 폭력을 휘두른 남편은 또 A씨를 때렸다.
A씨와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일까. 112나 119로 신고하는 것 외에 여성긴급전화(1366)도 좋은 방법이다. 가정폭력·성폭력 등으로 긴급한 구조나 보호, 상담을 필요로 하는 여성이라면 언제나 전화를 걸면 된다. 여성가족부는 올 추석 연휴에 휴무 없이 24시간 1366 서비스를 제공한다. 야간에도 센터당 2명 이상의 직원을 배치한다.
가족이 한데 모이는 명절에 발생한 폭력에 대한 상담도 1366을 통해 가능하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1366에 접수된 가정폭력 상담은 1,426건으로 하루 평균 285건꼴이었다. 2020년 추석 때는 1,609건, 2019년에는 1,429건의 가정폭력 상담이 들어왔다.
가해자로부터 즉각적으로 분리돼야 하는 피해자에게는 1366이 긴급 피난처도 제공한다. 전국 18개의 1366센터 중 피난시설을 확보한 곳이 있고, 가정폭력 피해자 쉼터의 경우 전국에 65곳이 있다. 국비가 지원되는 가정폭력 상담시설도 128곳이다. 가정폭력 피해자 쉼터의 경우 최대 1년까지 머물 수 있고, 보호시설에서 벗어나 자립을 원하는 피해자에게는 최대 2년간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이 제공되기도 한다.
각 지역에 있는 1366센터는 경찰이나 의료기관, 지역 상담시설 등으로 사건을 연계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당사자가 동의할 경우 가족 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연결하기도 한다. 경기 1366센터 관계자는 "상담이 필요한 피해자는 쉼터로 연계해 쉼터에서 상담과 이혼 절차를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며 "피해자가 가정을 유지하는데 목표를 두면 10회 정도 가족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고 밝혔다.
A씨의 경우 1366으로 전화해 인근 피해자 쉼터로 이동, 남편의 폭력을 피할 수 있었다. 이혼을 원치 않았던 A씨는 1366센터의 연계로 부부 상담을 받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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