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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 미래 수도로 간다

입력
2022.09.08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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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완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의 지난달 28일 모습. 정민승 기자

10월 완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의 지난달 28일 모습. 정민승 기자

수도(首都)란 대체로 그 나라 국가원수 집무실과 국회가 있는 도시를 말한다. 그래서 대한민국 수도는 서울이다. 하지만 2027년에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상반기에는 대통령 제2 집무실이 세종에 들어서고, 하반기에는 국회 세종의사당이 세종에 자리를 잡는다. '제2' 집무실이고, 본회의장까지 이전하는 게 아닌 까닭에 수도라고 할 수는 없지만, 행정수도로서의 면모는 상당한 수준으로 갖추게 된다.

여기까지 반세기가 걸렸다.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백지계획', 김영삼 전 대통령의 11개 중앙행정기관 이전, 노무현 전 대통령 후보의 행정수도 건설 공약과 당선 후 실행 등 수도권 과밀 해소를 위한 노력은 정파를 초월했다. 위헌 결정으로 세종시 위상이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축소됐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제2 집무실 건립을 위한 실질적인 작업에 착수하면서 세종시는 행정수도로의 큰 걸음을 한 발 더 내디뎠다.

행정수도 건설 역사는 이처럼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과 같다. 관습법상 현재 서울이 대한민국 수도임에는 틀림없지만, 입법부에 이어 행정부 수반 집무실이 세종에 설치되는 2027년에는 해석법상 세종이 대한민국의 제2 수도라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게 된다. 세종은 서울의 기능을 분담하는 부속 도시, 공무원들을 이주시켜 만든 단순한 도시가 아니다. 독립된 특별자치시, 행정수도로서, 또 그동안 서울이 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역할을 해내야 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하는 임무를 띤 도시다.

이 과업 달성을 위해서는 세종시의 큰 노력과 함께 정부도 세종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우선 세종을 통한 새로운 국가발전전략 모색이다. 세종은 5개의 국립박물관과 세계 굴지의 중이온 가속기 실험실, 원자력연구원, 항공우주연구원 등이 밀집한 대덕연구단지와 인접해 있고, 정부 부처 대부분과 국책 연구기관을 품은 상황에서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의사당까지 맞이하게 됐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명실상부한 두뇌 도시가 되는 것이다.

세종은 평균연령 38세, 합계출산율 1.27명 등 미래의 도시가 될 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미래의 주인공 청년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물고기도 아니고 그물도 아니다. 고기 잡는 그물을 짜는 기술이다. 첨단 기술의 테스트베드(실험 탁자)와 샌드박스(규제 제로 지구)를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창업 청년을 양성하고,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해 이들에게 창조와 도전의 무대와 기회를 제공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이를 위해선 중앙정부의 행정, 재정, 교육상의 특례가 필수적이다. 인구 분산 차원의 아메바적 사고로는 행정수도 건설 사업은 용두사미가 될 것이다. 미래 전략적 사고 아래 과감한 정책 결정이 뒷받침될 때 세종이 대한민국 제2 수도, 미래 전략 수도가 될 수 있다.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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