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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된 美 '억만장자' 상속녀, 결국 주검으로 발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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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된 美 '억만장자' 상속녀, 결국 주검으로 발견돼

입력
2022.09.07 14:00
수정
2022.09.07 17:56
0 0

美 테네시주 멤피스대 인근 조깅 중 납치된 플레처
납치 장소 인근 발견된 신발에 묻은 DNA가 결정적
용의자 앱스턴...차량 청소·빨래 등 이상행동 제보
플레처 가족 "비통하고 황망하다"

지난 2일 새벽 조깅을 하다 납치되기 전 마지막 모습이 포착된 엘리자 플레처.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경찰 SNS 캡처

지난 2일 새벽 조깅을 하다 납치되기 전 마지막 모습이 포착된 엘리자 플레처.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경찰 SNS 캡처

미국 테네시주(州) 멤피스에서 조깅하다 납치된 유치원 교사가 결국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 여성은 억만장자의 조부로주터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녀라는 사실이 알려져 주목받았다. 가족들은 거액의 현상금을 걸고 애타게 제보자를 수소문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피해자 엘리자 플레처(34)의 시신은 전날 오후 5시 7분께 멤피스대 인근에서 발견됐다. 그가 납치된 현장에서 얼마 되지 않은 거리였다. 당초 경찰은 발견 당시 시신의 신원과 사망원인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가 이날 공식적으로 사망자가 플레처임을 인정했다.

매일 조깅에 나섰다는 플레처는 지난 2일도 어김없이 운동화를 동여맸다. 그러다 오전 4시 30분께 누군가에 의해 납치됐다. 이날 분홍색 상의와 보라색 하의를 입은 플레처는 검은색 차량에 강제로 태워져 납치됐고, 멤피스대 인근에선 플레처의 부서진 휴대폰과 물병이 발견됐다고 당시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후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용의자로 납치 차량의 소유자 클레오사 앱스턴(38)을 체포해 기소했다. 경찰은 앱스턴을 납치 및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했으나 플레처의 시신이 발견됨에 따라 "1급 살인 혐의가 추가됐다"고 전했다.

앱스턴이 체포된 건 납치 장소 인근에서 발견된 샌들 때문이었다. 이 샌들에서 검출된 유전자(DNA)를 분석한 결과 앱스턴을 지목했고, CCTV에도 그가 같은 신발을 신고 있는 게 확인됐다.


엘리자 플레처 살인 용의자로 기소된 클레오사 앱스턴. BBC 홈페이지 캡처

엘리자 플레처 살인 용의자로 기소된 클레오사 앱스턴. BBC 홈페이지 캡처

경찰에 따르면 입수한 CCTV에서 앱스턴의 의심스러운 행동도 감지됐다. 그는 플레처를 납치한 지 3시간이 지난 후 형의 아파트 단지에 도착해 1시간 이상 차를 청소했다. 당시 목격자는 앱스턴이 비정상적인 행동을 했으며 그의 차 내부에 '카페트 클리너'를 사용해 청소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그가 형의 아파트에서 빨래를 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앱스턴은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0년 변호사를 총으로 위협해 납치한 혐의로 20년 동안 복역한 바 있다.

플레처의 가족들은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비통하고 황망하다"며 "플레처는 가족과 친구들, 동료, 학생, 학부모 등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나 큰 기쁨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그가 얼마나 특별한 사람인지 기억하고 찬양해야 할 시간이다"고 했다.

한편 플레처는 남편, 두 아이와 함께 멤피스의 한 초등학교 부설 유치원 교사로 일했다. 그는 멤피스 소재 하드웨어 공급업체인 오길 주식회사의 창업자 조셉 오길 3세의 손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납치되기 불과 2주 전 세상을 떠난 조부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았다. 정확한 재산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 사업체는 2020년 기준 32억 달러(약 4조3,600억 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최대 민간기업 순위에서 143위에 올라 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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