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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해도 4~6주 지나면 일상생활 가능…3개월 지나면 90% 회복

입력
2022.09.0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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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간이식은 기증 받기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수술해도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기에 조심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간이식은 뇌사자 간이식과 생체 간이식으로 나뉜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이 최근 발표한 2020년 장기 등 이식 및 이체 조직 기증 통계 연보에 따르면 2020년 시행된 간이식 1,543건 가운데 74.4%가 생체 간이식, 25.6%가 뇌사자 간이식이었다.

이순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보통 생체 간이식에서 수혜자는 60~70%, 기증자는 30~40%의 간을 갖지만 공여자와 수혜자의 간 모두 2~3개월 정도 지나면 80~90% 크기로 회복된다”며 “수술 후 1주일이면 60%, 3개월이면 90% 정도 회복되는데, 이처럼 뛰어난 간 재생 능력이 생체 간이식을 할 수 있는 이유”라고 했다.

◇수술 후 4~6주 지나면 일상생활 가능

이식 수술 후 요양 기간은 4~6주로 어느 정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 무리가 없다. 3~6개월 후에는 수술 전 원래 일상생활이 가능할 만큼 회복된다. 기증자 역시 수술 후 충분히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

수술 전에는 반드시 기증자의 간이식 적합성 검사를 면밀히 시행해야 한다. 특히 생체 간이식은 생체 기증자의 간 기증 이후 안전성이 중요하다. 이상적인 기증자의 조건은 건강한 19세 이상, 적합한 체중과 혈액형, 정상적인 간 구조와 기능이다. 이 밖에 BㆍC형 간염 등의 바이러스성 질환이 없어야 한다.

간 크기는 수혜자 입장에서는 가능한 한 많은 용적의 이식편을 받는 것이 유리하고, 생체 기증자는 가능한 적은 용적의 이식편을 할애하는 것이 안전하다. 안전한 공여자의 잔존 간 용적은 정상 간의 30% 이상이다. 보통 60~70%를 차지하는 우측 간을 이용해 공여할 때가 흔하다.

또 염증이 심하거나 지방간이 있으면 안 된다.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지방간이 있을 때가 많아 공여 가능성이 있다면 지방간 관리가 중요하다. 심하면 체중 감량을 통해 지방간 호전을 확인한 뒤 기증하기도 한다.

◇국내 간이식 세계 최고 수준

수술 시간은 간이식 수혜자의 경우 보통 8~10시간 걸리는 반면, 간 절제술을 하는 공여자는 5~6시간으로 비교적 짧다. 다만 수혜자 수술과 보조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이순규 교수는 “간이식은 고난도의 대수술”이라며 “국내는 지속적인 의료기술 발전과 의료진 노력을 통해 수술 시간과 예후가 전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공여자는 보통 건강한 환자이기에 짧게는 7일, 일반적으로 10~14일 정도 입원한다. 반면 수혜자는 간이식을 한 뒤 짧게는 3주, 일반적으로는 한 달 정도 입원하게 된다.

이 기간 초기에는 중환자실에서 급성 합병증 발생 유무와 환자 상태 변화를 관찰하게 된다. 이후는 일반 병실로 옮겨 면역억제제 조절 및 혈액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검사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모니터링한다. 수술만큼 이식 후 합병증 위험이 없도록 살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순규 교수는 “간이식을 하면 혈관과 담관을 연결하는데, 혈관으로 피가 잘 흐르는지 초음파검사나 CT 등을 통해 확인하고, 혈액검사에서는 간 기능에 이상이 없는지 등을 확인한다”며 “이들 검사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결과를 얻게 되면 점차 면역억제제 용량을 조절하며 퇴원을 준비하게 된다”고 했다.

간이식 후에는 혈관과 담도 합병증, 감염, 거부 반응 등 크게 3가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다른 사람 간을 이식하기에 거부 반응의 위험성이 높다.

이순규 교수는 “간은 콩팥이나 다른 장기에 비해 기본적으로 면역 반응이 더 적게 발생하지만 거부 반응 위험은 간과하기 어렵다”며 “특히 이식 초기에는 면역억제제를 잘 복용하고, 적정 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주된 이유는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서다. 면역억제제의 용량이나 종류는 비슷하지만 환자마다 약간 차이가 있다. 같은 용량을 복용하더라도 환자마다 대사가 달라 혈중 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혈중 농도를 확인하며 환자마다 용량을 조절한다.

일반적으로 이식 환자는 면역억제제를 평생 먹어야 한다. 다만 간의 경우 일부 환자에서는 면역억제제를 중단하는 면역 관용이 생기는 환자도 있다. 그러나 환자 스스로 중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간이식을 받은 환자는 정기 진료를 받고 확인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기저 간 질환 재발을 막기 위한 관리, 면역억제제를 포함한 관리, 거부 반응 등 합병증 발생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이식 후 장기 합병증인 콩팥 기능 저하, 암 발생 등에 대한 검진, 검사 등도 필요하다.

이식한 뒤 오랫동안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기에 감염에 대한 주의가 중요하다. 특히 이식 초기에는 높은 용량을 복용하므로 감염 위험성이 높다. 특히 이식 후 3개월 안에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이유는 거부 반응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고, 또 이를 막기 위해 면역억제제 농도가 이식 후 초기에 높기 때문이다. 이때 담도 합병증이나 혈관 문합부 합병증 등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이순규 교수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감기로 지나가는 상황이 간이식 환자에게는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고, 특히 이식 후 초기(3개월~1년)에는 일반적으로 세균ㆍ바이러스 감염이 많다”며 “이 밖에 흔하지 않지만 거대 세포 바이러스나 대상포진 바이러스 감염, 칸디다ㆍ아스페르길루스 같은 진균에 감염되기 쉽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간이식 직후 대인 접촉 피하고 날음식은 금물

일상생활 속 간이식 환자의 감염 예방을 위해 수술 후 3개월 정도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한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 감기에 걸린 사람과 접촉을 피해야 한다. 또 여러 감염성 질환을 막기 위해 손 씻기 생활화 등 개인 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수술 후 3개월까지는 채소ㆍ과일을 피하는 것이 좋다. 6~12개월까지는 세균성 질환의 매개체가 될 수 있는 익히지 않은 음식은 피한다. 자몽 또는 자몽주스는 면역억제제 농도를 높일 수 있기에 먹지 말아야 한다.

또한 간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버섯ㆍ한약ㆍ생약ㆍ녹즙 등을 지속적으로 먹으면 심각한 간부전을 초래할 수 있다.

이순규 교수는 “이식 후 초기만 되어도 말기 간부전 환자는 몸 회복을 바로 느낄 수 있다. 시간이 흘러 간의 크기가 정상으로 회복되고, 급성기를 지나게 되면 면역억제제 용량도 줄고, 합병증 위험도가 줄면서 안정기에 접어 들게 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다만 간이식도 완전한 치료는 아니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이식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다. 특히 음주는 피해야 하고, 즙과 같이 잠재적인 독성간염을 일으킬 수 있는 음식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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