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후곤 "이원석 총장 적임자, 검찰의 봄 찬란하길"
이두봉 "형사사법체계 헌법 본질 맞게 정립되길"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에 올랐던 김후곤(57) 서울고검장과 이두봉(58) 대전고검장이 검찰을 떠나며 사직인사로 심경을 표명했다. 앞서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후배인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가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뒤 용퇴를 결정했다. 검찰 조직에선 연수원 후배가 총장으로 임명되면 선배가 옷을 벗는 관례가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후곤 고검장은 이날 오후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사직인사' 글을 올렸다. 김 고검장은 "새롭게 취임할 이원석 총장은 제가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이라며 "앞으로 이원석 총장이 이끌어 갈 검찰의 봄이 찬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고검장은 "그가 총장이 되는 것은 검찰을 위해서도 큰 다행"이라며 "이 총장은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공정성을 지킬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형사, 공판, 집행 등 다양한 분야 구성원들의 역할을 존중하고 합당한 인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내부적 단결을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검찰의 역량을 봤다"며 "검찰이 무엇을 지키고자 한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법이 만들어지면 안 되기에 우리 구성원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조직 이기주의나 권한을 지키는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정의로운 것은 정의롭게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과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 등을 지낸 '특수통' 검사로 분류된다. '철거왕'으로 불렸던 이금열 다원그룹 회장을 구속하고, 고속철도 레일체결장치 납품 관련 정관계 로비 사건을 수사해 정치인 다수를 재판에 넘겼다.
그는 수사 분야 이외에도 '검찰의 입' 역할을 하는 대검 대변인과 대검 공판송무부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서울북부지검장과 대구지검장을 지낸 뒤 올해 5월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했다. '검수완박' 국면에선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적극 앞장서기도 했다.
이두봉 고검장도 '사직인사'를 통해 "공직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때가 됐다"며 "혜택도 받았고, 세금도둑이 안 되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고 운을 뗐다. 그는 "불민한 탓에 많이 부족했지만 검찰 식구들의 도움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면서 "27년간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 고검장은 특히 "제 청춘을 온전히 바쳤던 검찰이 더 발전하고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기를 기원한다"며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가 헌법과 제도의 본질에 맞게 정립되어 국민 세금을 가장 적게 쓰면서도, 국민에게 가장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썼다.
이 고검장은 대검 첨단범죄수사과장과 과학수사부장,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 등을 지낸 '특수통' 검사로 꼽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을 거치는 등 형사부 경험도 풍부해,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엔 4차장과 1차장을 연달아 맡았다. 대전지검장 재직 땐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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