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극장가
올 추석 연휴 극장가 차림표는 단출하다. 국내 상업영화로는 ‘공조2: 인터내셔날’이 추석을 맞아 유일하게 개봉한다. 여느 명절 연휴에 비하면 가라앉은 분위기다. 그래도 추석 관객을 겨냥해 새롭게 선보이는 영화는 ‘공조2’를 포함해 12편이나 된다. 차림표를 차분하게 따져 보면 극장을 찾아 볼만한 똘똘한 영화가 적지 않다.
눈에 띄는 상업영화 ‘공조2’
‘공조’의 흥행 독주가 예상된다. 781만 명을 극장으로 불러 모은 전편 ‘공조’(2017)의 후광부터가 만만치 않다. 떠버리 남한 형사 진태(유해진)와 무뚝뚝한 북한 형사 철령(현빈)이 남한 사회의 안녕을 위협하는 악당을 잡기 위해 공조 수사를 펼친다는 이야기 줄기는 전편과 엇비슷하다. 철령에게 일방적으로 연심을 드러내는 진태의 처제 민영(임윤아)이 여전히 등장하고, 진태의 사랑스러운 엄처 소연(장영남) 역시 모습을 계속 드러낸다.
차이점은 새로운 악당 명준(진선규)과 미연방수사국(FBI) 요원 잭(다니엘 헤니)의 등장이다. 진태의 액션이 많아졌고, 철령이 좀 더 부드러워졌다는 점이 새롭기도 하다. 새로운 인물들이 전편과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이야기를 변주하며 액션과 유머를 선사한다. 형 못지않은 동생 같은 영화다.
눈여겨봐야 할 작은 영화들
알찬 작은 영화들이 제법 있다. 제일 눈에 띄는 영화는 국내 독립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이다. 고교를 막 졸업한 두 친구 정희(김주아)와 민영(윤아정)의 사연이 담겼다. 막 새로운 세상에 진입한 두 친구의 갈림과 갈등을 성적표를 소재 삼아 그린다. 젊은 세대의 꿈과 현실, 체념, 우정이 독특한 서술로 표현된다. 지난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한국 경쟁 부문,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 경쟁 부문에서 각각 대상을 수상했다.
프랑스 영화 ‘다 잘된 거야’는 병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 앙드레(앙드레 뒤솔리에)와 딸 에마뉘엘(소피 마르소)의 사연을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전한다. 앙드레가 에마뉘엘에게 죽음을 도와달라고 부탁하면서 벌어진 일이 범상치 않은 마지막 작별로 이어진다. 프랑스 예술영화의 간판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신작이다.
공연 실황ㆍ재개봉 영화도 눈길
공연 실황 영화 역시 만만치 않은 재미를 준다. ‘인생은 뷰티풀: 비타돌체’는 트로트 스타 김호중의 공연을 스크린에서 재연한다. ‘한여름밤의 재즈’는 1958년 열렸던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을 영상에 품은 다큐멘터리다. 루이 암스트롱, 셀로니어스 몽크, 척 베리 등 재즈 전설들의 연주와 노래가 화면에 이어진다.
재개봉 영화가 눈길을 끌기도 한다. ‘모가디슈’(2021)와 ‘알라딘’(2019)이 극장가를 다시 찾는다. ‘모가디슈’는 내전이 발생한 혼란기 소말리아를 탈출하려는 남북한 외교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해 여름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속에서 개봉해 관객 361만 명을 모았다. 이후 부가판권 시장에서 대중과 만나고 있으나 큰 화면으로 스펙터클을 다시 전하기 위해 재개봉하게 됐다. ‘알라딘’은 극장에서 1,000만 관객을 모은 대형 흥행작이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삽입곡을 따라 부르는 열성적인 팬덤을 이끌었던 영화로 추석 극장가 틈새시장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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