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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달러 독주... 원화가치 한 달 만에 70원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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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달러 독주... 원화가치 한 달 만에 70원 폭락

입력
2022.09.06 05:00
수정
2022.09.06 05: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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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0원 뚫은 환율, 금융위기 수준
미국 긴축, 유럽 에너지 공포 강타
"상단 예측 어려워...1400원대 열어 놔야"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5일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여 만에 1,370원을 돌파했다. 미국의 강도 높은 긴축 우려에 유럽발(發) 에너지 위기감까지 고조되면서 달러 몸값이 연일 치솟은 결과다.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달러화 독주에 원홧값은 최근 한 달 사이 70원 넘게 폭락했다. 코스피가 장중 2,400선을 내주는 등 외환시장 충격에 증시도 발목을 잡혔다.

불붙는 달러 초강세... 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8.8원 오른 1,371.4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이 1,370원을 돌파한 건 금융위기 때인 2009년 4월 1일(종가 1,379.5원) 이후 13년 5개월 만이다. 환율은 2.4원 오른 1,365원에 출발해 4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깨더니, 오전부터 가파른 속도로 고점을 높였다. 장중 1,375원까지 뛰었다. 원·달러 환율은 8월 이후에만 72원 급등했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 공포가 연일 달러 가치를 밀어 올리면서 달러 몸값이 치솟는 '킹(king) 달러' 현상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맥을 못추고 있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10선을 뚫으며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유럽의 에너지 위기도 환율에 기름을 붓고 있다. 유럽으로 향하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장기화 조짐에 유로화 약세를 부추긴 영향이다. 앞서 러시아가 독일로 연결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 생산 재개를 취소하는 등 유럽 내 에너지 공급난 우려는 날로 커지고 있다. 중국 봉쇄조치에 따른 위안화 가치 약세도 이날 원홧값 하락에 가세했다.

주식시장도 환율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코스피는 장중 2,400선을 내줬다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0.24% 내리며 2,400선(2,403.68)을 간신히 사수했다. 기관이 1,300억 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600억 원대 매물을 던지며 이탈한 결과다. 코스닥은 1.84% 떨어졌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강달러 지속... 1400선 열어놔야

시장에선 강달러 장기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스탠스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데다,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불안 확대도 강달러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유럽 경제 취약성이 커지면서 유로화 강세를 점치기 힘든 것도 달러 상방 요인으로 자리 잡을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1,400원대 환율이 조만간 현실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각각 오는 8일과 21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만큼, 당분간 투자심리 불안감이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현재로선 환율 상단이 다 열려있어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구간"이라며 "이달 미국과 유럽의 긴축 강도에 따른 부담감과 중국 경기 경착륙 등에 대한 시장의 경계 심리가 극에 달할 수 있는 만큼, 1,400원대를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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